
강 건너(隔岸)에서 불구경(觀火)을 한다는 격안관화는 고대 병법의 36계(計) 중 하나로 상대의 내분을 이용해 이익을 얻는 방법이다.
진(秦)나라 장수 백기(白起)가 장평에서 조괄(趙括)의 40만 대군을 격파하자 조나라는 공포에 휩싸였다. 종횡가(縱橫家-춘추전국시대의 제후들 사이를 오가며 일을 도모한 사람)인 소대(蘇代)가 나섰다. 그는 금은보화를 가지고 진나라의 실력자 범저(範雎)를 찾았다. 그에게 "백기가 조나라 수도까지 위협하고 있습니다. 진나라가 천하를 통일하면 그는 최고의 공신이 될 것입니다. 그리하면 대감의 자리가 위험하게 될 것이오"라고 했다. 범저가 대답이 없자 소대는 이어서 "조나라는 이미 끝났소. 진왕을 설득해 군사를 거두시오. 그리고 백기의 병권을 박탈하면 대감의 자리는 안전할 것이오"라고 했다.
범저는 소왕(昭王)을 찾아 말했다. "병사들이 싸움에 지쳐 있습니다. 조나라가 땅을 바치고 화해를 청하니 그렇게 하시지요." 범저를 신임하는 소왕은 그의 말을 받아들였다. 왕명을 받은 백기는 불만 가득한 채 회군했다. 그 뒤 그는 병을 핑계로 왕명을 수차례 거부했다. 화가 난 소왕은 백기에게 칼을 보내 자살을 명했다. 그 사이 조나라는 진나라의 내분을 틈타 병력을 재정비하고 다른 나라와 연합하여 진나라 군대를 대파했다. 일본이 전격적으로 수출규제라는 이름으로 한국 경제를 강타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베 총리의 공격은 한국 사회에 친일 논쟁으로 큰 내분을 불러일으켰다.야당 측은 여당을 이번 사태를 초래한 주범이라고 비난한다. 여당 측은 그러는 야당을 친일파라고 몰아붙인다. 지금까지 보면 일본의 격안관화의 계략은 성공한 듯하다. 해법은 있다. 격안관화를 무력화시키는 방법은 바로 동심협력(同心協力)이다. 이제부터라도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일심단결하면 아베의 발걸음도 꼬이게 될 것이다.
고려대 사학과 초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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