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일본 비판에 대한 톤 낮추고 자강 강조...'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다짐

입력 2019-08-15 16:53:20

2045년 하나된 나라 '원 코리아 비전'도 제시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마치며 주먹을 쥐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천안 독립기념관 겨레의 집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마치며 주먹을 쥐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오전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제74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 경축사를 통해 "아직도 우리가 충분히 강하지 않고 아직도 우리가 분단돼 있기 때문에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아직 이루지 못했다.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를 다시 다짐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일본의 부당한 수출규제에 맞서 우리는 책임있는 경제강국을 향한 길을 뚜벅뚜벅 걸어갈 것"이라고 언급, 자강(自强)을 통한 극일(克日)의 길을 제시했다.

7천800여 자로 쓰인 이날 경축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경제'로, 모두 39번 등장했는데 경제 난국을 돌파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의지로 비쳐진다.

문 대통령은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서는 "지금이라도 일본이 대화·협력의 길로 나오면 기꺼이 손을 잡을 것"이라며 "공정하게 교역하고 협력하는 동아시아를 함께 만들어갈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이날 일본에 대한 직접적 비판의 수위를 크게 낮췄다. 문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대화에 큰 방점을 찍고 나옴에 따라 향후 아베 내각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건설을 위해 3가지 목표로 ▷경제강국 ▷교량국가 ▷평화경제 구축을 제시했다.

경제강국 건설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지금까지 우리는 선진국을 추격해 왔지만 이제 앞서 도전하며 선도하는 경제로 거듭나고 있다"고 했다. 또 교량국가 건설이라는 화두에 대해서는 "우리는 강대국에 둘러싸인 불리한 지정학적 위치를 우리의 강점으로 바꿔야 한다"며 "남북 사이 끊긴 철길과 도로를 잇는 일은 동아시아의 평화와 번영을 선도하는 교량국가로 가는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반도 상황에 대해 문 대통령은 "'북한이 미사일을 쏘는데 무슨 평화 경제냐'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우리는 보다 강력한 방위력을 보유하고 있다. 임기 내에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확고히 하겠다고 다짐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을 성공적으로 개최하고, 늦어도 2045년 광복 100주년에는 평화와 통일로 하나 된 나라(One Korea)로 세계 속에 우뚝 서도록 기반을 단단히 다지겠다"며 한반도 미래 비전도 제시했다.

평화경제에 대해 문 대통령은 "우리 힘으로 분단을 이기고 평화·통일로 가는 길이 책임 있는 경제 강국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했다.

대북 유화정책을 통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면 경제강국에 이를 수 있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 잇따른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따른 안보 불안심리를 도외시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