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인당 커피 353잔, 커피 원두 소비량 세계 6위… 대용량 액상커피 출시도 줄이어
에너지드링크.자양강장제에도 카페인 함량 높아… 1일 권장섭취량 확인해야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한 공공기관에 근무하는 A 씨는 업무를 커피 한 잔과 함께 시작한다. 출근 뒤 원두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야 잠이 깨고 업무를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A 씨는 "나른한 오후나 야근을 할 때도 늘 커피와 함께 한다"며 "다른 직원들도 대부분 커피를 많이 마셔서 용량이 큰 개인컵을 사용하고, 종이컵은 손님들만 쓴다"고 밝혔다.
커피나 에너지드링크 등 고카페인 음료에 의존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관련 상품 소비가 늘고 있다. 카페인 없이는 일상생활이 어려울 것 같다는 사람들이 늘면서 대한민국은 이제 카페인 공화국이라는 얘기마저 나온다.
◆ 1년에 353잔, 원두 소비 세계 6위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달 '커피산업의 5가지 트렌드 변화와 전망' 보고서를 발표하며 지난해 국내 커피산업 매출액 규모를 6조8천억원으로 추정했다. 2016년 약 5조9천억원에서 2년 새 약 15% 성장했고 2023년 약 8.6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가파른 성장곡선을 타고 지난해 우리나라 성인 1명이 소비한 커피는 353잔에 달했다. 이는 세계 성인 1인당 커피 소비량(132잔)의 3배에 가깝다. 2015년의 소비량(291잔)과 비교해도 약 21% 늘었다.
한국의 지난해 커피 원두 소비량은 약 15만t으로 세계 소비량의 2.2% 비중을 차지했다. 순위로는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등에 이어 6위였다. 캡슐커피 등을 포함한 볶은 커피 수입액도 2010년 6천만달러 수준이었으나 2015년 이후 급격히 늘며 지난해 1억9천만달러 수준까지 늘었다.
◆대용량 커피가 대세
최근 편의점 등에서 구입해 바로 마시는 액상커피 시장에서는 500㎖ 이상 대용량 제품 출시가 줄을 잇는다.
롯데칠성음료가 지난해 4월 출시한 칸타타 콘트라베이스(500㎖)' 제품 역시 출시 1년 만인 지난 7월 기준 2천600만 개 판매를 기록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칸타타 콘트라베이스는 하루 커피 음용량 증가 및 가용비(가격대비 용량) 트렌드를 반영해 출시한 제품으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며 "'워라밸을 살리는 빅사이즈 커피'라는 콘셉트 광고로도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두커피 전문 브랜드 쟈뎅도 커피 '쟈뎅 시그니처' 1.1ℓ 제품을 지난해 6월 출시해 3개월만에 100만개를 판매했고, 올해 중으로 누적매출 200억원을 돌파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온리프라이스 대용량 커피'라는 이름으로 1.5ℓ의 액상 대용량 커피를 내놓았다.
편의점 GS25는 2018년 커피 매출 분석 결과 500ml 이상 용량 제품 매출이 지난해보다 5배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GS25의 원두커피 브랜드 카페25 매출에서도 아메리카노 작은컵(200㎖) 대신 큰컵(245㎖)을 구매하는 고객이 2016년 21.5%에서 지난해 31.4%로 10%p 가까이 늘었다. 대용량 커피의 부상은 커피 선호에 따른 음용량 증가로도 볼 수 있지만 수시로 카페인을 보충하려는 소비자들의 선택으로도 풀이할 수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고카페인 에너지드링크·자양강장제도 잘 나가
커피말고도 에너지드링크, 자양강장제 등 고카페인 음료에 대한 선호도 눈에 띈다. 시장조사 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에너지드링크 시장은 2017년 8천410만달러 규모에서 지난해 8천880만달러로 약 5.6% 커졌다. 탄산음료, 차음료, 주스, 스포츠드링크, 기타드링크제, 농축액 등 9종의 마실거리 중 에너지드링크보다 높은 성장률을 보인 것은 생수(12.9%) 뿐이었다.
자양강장제도 카페인 함량이 높은 제품이 많다. 일례로 동아제약의 '박카스F'는 1㎖당 카페인 함량이 0.25㎎으로 에너지드링크 레드불과 같고 핫식스(0.24㎎)보다 높다. 박카스는 지난해 2천963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국내 매출도 2014년 1865억원, 2015년 2천10억원, 2016년 2천123억원, 2017년 2천135억원, 지난해 2천248억원을 기록하는 등 상승 일로다.
다만 카페인 섭취량 증가에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카페인은 몸에서 분비되는 신경전달물질로 뇌의 각성 상태를 완화하는 아데노신의 활동을 방해한다. 교감신경계를 자극해 일시적으로 기억력·집중력·지구력을 높여주기도 하지만 많은 양의 카페인을 습관적으로 복용하면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
우선 카페인이 숙면을 방해해 다음날까지 피로가 이어지거나 내성이 생기면서 점점 더 많은 카페인을 섭취하게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카페인에 중독될 경우 짜증, 불안, 신경과민, 불면증, 두통 등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며 섭취량 조절을 권고한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에너지드링크와 캔커피 등 고카페인 음료는 식품으로 분류돼 모두 카페인 표시 기준을 적용받고 있다. 또 내년 하반기부터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의약외품 표시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에 따라 카페인을 함유한 자양강장제에도 카페인 함량을 의무적으로 기재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카페인 일일 섭취권고량은 성인 400㎎이하, 임산부 300㎎이하, 어린이는 체중 1kg당 2.5㎎ 이하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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