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일민족시인 이육사 생거터, 기념관건립 재조명

입력 2019-08-12 17:57:57

독립투사 민족시인 이육사기념사업회 12일 시청 앞에서 집회 및 시민 토론회
지역주택조합 사업 포함으로 이미 철거, 기념비 세우는 등 잊혀지지 않도록 요구

독립투사 민족시인 이육사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이 12일 대구시청 앞에 모여 이육사 고택 복원 및 이육사기념관 건립을 촉구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독립투사 민족시인 이육사기념사업회 관계자들이 12일 대구시청 앞에 모여 이육사 고택 복원 및 이육사기념관 건립을 촉구하고 있다. 우태욱 기자 woo@imaeil.com

올해 74주년 광복절을 앞두고 대구 시민단체들이 항일민족시인 이육사(이원록·1904~1944) 시인의 대구에서의 생애를 엿볼 수 있는 기념비 및 기념관 건립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원래 대구 중구 남산동에는 이육사 시인이 청년 시절을 보낸 고택이 있었지만, 지역주택조합 사업으로 현재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반일감정이 격화되고 독립운동 및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는 지금이야말로 독립투사인 이육사 시인의 희생정신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조선의열단, 대한광복회 등 시민단체로 구성된 '독립투사 민족시인 이육사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는 12일 대구시청 앞에서 '독립투사 민족시인 이육사기념관 건립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념사업회는 "해방된 지 74주년이나 되도록 이육사 선생의 애국 희생정신을 올바르게 조명하거나 기념하지 못하고 있다"며 "대구시는 철거된 남산동 고택 자리에 표지석을 세우고 인근에 기념관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1904년 안동에서 태어난 이육사 시인은 1944년 북경 감옥에서 옥사할 때까지 그의 삶 중 17년을 대구 남산동 고택(622-35번지)에서 생활했다. 이 시인은 특히 1925년 조선의열단에 가입해 20년간 17번이나 투옥되는 등 무장독립투쟁에 앞장섰던 대표적인 독립투사로 꼽히지만, 현재 대구에는 그를 기억할 만한 기념비조차 없다.

이육사 시인이 살았던 남산동 고택과 관련해 철거 논란이 불거진 것은 지난 2015년 10월 이육사 고택 일대가 '반월당 지역주택조합 사업'에 포함되면서부터다. 당시 대구시는 조합 창립총회 때부터 조합과 시행사 측에 고택 보존에 대한 검토 공문을 보냈지만, 사업지 중심에 있는 만큼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현재 이육사 고택 일대는 지난달 철거 작업에 돌입한 후 펜스로 둘러쳐져 있다.

이날 기념사업회의 주장에 대해 대구시는 오는 9~10월쯤 이육사 시인을 기릴 수 있는 기념물 조성 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구시는 관계자는 "현재 새로 들어서는 아파트 부지 내 76㎡ 규모의 터에 기념관을 지을 계획을 갖고 조합 및 시공사 측과 협의 중이다.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실현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본다"며 "기념사업회 등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시인의 독립정신을 널리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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