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전쟁' 안보 등 전방위로 전선 확대...무역 전쟁은 장기전으로

입력 2019-08-07 15:33:21

中 "미사일 배치 좌시하지 않을 것"…볼턴 "中, 이미 수천개 배치"
"국수주의적 스트롱맨의 힘 겨루기로 무역 난제 풀기 쉽지 않아"

미국과 중국 간 대결이 무역 분쟁과 환율 전쟁에 이어 미국의 중거리 미사일 배치 문제를 놓고도 격화되는 등 전방위로 전선이 확대되고 있다. 무역 갈등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힘 겨루기 양상으로 흐르면서 장기전이 될 전망이다.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은 이미 수천개의 그런 미사일을 배치해놨다"며 "그들은 INF(중거리핵전력) 조약의 일원이 아니었다. 그래서 자유롭게 그들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었다"며 "이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그 조약에서 탈퇴한 하나의 이유"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의 아시아 지역 내 중거리 미사일 배치가 현실화할 경우 대응 조치에 나서겠다고 강력히 반발했다. 미국은 지난 2일 INF 조약을 탈퇴한 직후부터 새로운 군비 통제 조약에 중국도 동참해야 한다고 압박을 가해왔다.

또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 전쟁에서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을 다시 보복 카드로 들고나오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추가 지원책을 제시하며 농민들과 농업 대기업 달래기에 나섰다. 중국은 전날 미국 재무부가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하자 이에 대한 보복조치로 미국산 농산물 구매 중단 조치를 발표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미·중 무역전쟁이 강력한 국수주의 성향을 지닌 두 스트롱맨(권위주의 지도자)의 장기전으로 바뀌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진단했다. NYT는 무역전쟁이 최근 들어 갑자기 격화하는 과정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노출한 태도 변화를 주목하며 이같이 해석했다.

중국은 최근 위안화의 가치가 달러당 7위안까지 떨어지도록 내버려 뒀다.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진전이 없었다는 이유로 고율 관세를 중국 수입품 전체로 확대한다고 예고한 데 대한 이례적 강경 대응책이었다.달러당 7위안은 중국과 미국이 환율조작 의심을 두고 조심해온 심리적 저지선이었다.

NYT는 이를 두고 시 주석이 무역전쟁에서 위안화가 무기로 사용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미국에 보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시 주석이 장기전으로 변해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무역전쟁에서 강경론을 채택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둘 다 쉽게 물러서지 않을 국수주의 성향의 권위주의 통치자라는 점을 무역전쟁의 난제로 주목했다. NYT는 "시 주석의 전략이 많은 면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닮았다"며 "둘 다 세계화 의제를 파괴한 결과로 권력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가 국수주의에 찬동하는 정치 지지층에 기대는 것도 공통점"이라고 설명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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