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칼럼] 남다른 관심으로 보는 재테크: 원유시장

입력 2019-08-04 15:58:47

유가 관련 상품들 다양…향후 변동성 고려해 투자할 것

전용진 DGB대구은행 본점PB센터 PB팀장
전용진 DGB대구은행 본점PB센터 PB팀장

대부분의 사람은 재테크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우선적으로 부동산과 주식, 펀드, 예금 등을 떠올리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전통적 투자 대상인 부동산과 주식 외에 원유시장도 재테크 수단으로 충분히 고려될 수 있는 훌륭한 아이템으로 볼 수 있다. 최근 유가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파생결합증권(DLS)도 많이 출시되고, 유가 상승하거나 하락했을 때 수익을 내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들도 다양하다. 유가에 대한 관심은 충분히 필요한 상황으로 보인다.

미국은 과거 정치력과 경제력, 국방력 그리고 전 세계를 아우르는 리더십까지 모든 권력을 다 가진 절대권력자에 가까웠다. 단, 에너지 부분을 제외한 대부분의 권력을 가지고 있었다. 이미 1970년대 두 번의 오일쇼크로 엄청난 고통을 겪은 미국의 입장에서 에너지(원유, 천연가스 등) 시장의 종주국인 OPEC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2017년 이후 세일혁명으로 불리는 셰일가스 채굴기술 발달로 생산단가가 배럴당 30달러 이하로 떨어졌고,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40~50달러 수준으로 셰일 오일 생산이 가능해졌다. 즉 안정적인 가격의 원유 공급이 가능해지고, 원유시장에서 미국의 입지가 확고해졌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장에서 유가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하자. 트럼프의 주요 지지층인 텍사스, 오클라호마주 등은 공화당 지지 지역으로 원유 가격이 상승하면 원유를 기반으로 한 제조업체들이 타격을 입기 때문에 유가 하락을 원한다. 그리고 원유 가격이 오르게 되면 관련 석유 화학제품 등의 가격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안정적인 물가수준 유지를 위해서 유가 상승을 반기지 않고 있다.

또 한가지, 유가가 일정 수준(서부 텍사스산 원유 기준 60달러) 이상 상승 때 미국의 입장에서 경쟁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국가 재정이 안정화돼 미국과의 의견 충돌 가능성이 커진다. 이를 미국은 원하지 않는다.

다시 정리하면 원유 가격의 상승은 미국의 입장에서 셰일오일 증산을 통해 원유시장 장악력을 높임과 동시에 가격의 안정성을 유지하게 될 것이고, 반대로 셰일오일 생산 가능 수준 이하로 원유가격이 내려간다면 공급이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따라서 과거 OPEC의 가격 왜곡에서 벗어난 유가는 미국의 조율 아래 폭등과 폭락이 줄어든 안정적인 박스권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시기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된다.

석유 수요는 통상 경기에 연동되는 모습을 보이며, 석유 수요 증가율은 경제성장률 대비 낮은 수준에서 형성된다. 미국발 무역갈등과 교역 부진으로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하향조정되면서 석유 수요 증가분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져 유가의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브렉시트(BREXIT) 협상의 지체와 긴축적인 글로벌 금융시장 여건, 지정학적 긴장 등 변동성 위험요인도 상존하는 상황이다.

미국은 이란의 핵개발을 막고자 이란 제재 발효와 최근 호르무즈 해협 유조선 공격에 따른 이란 호르무즈의 폐쇄 가능성도 일부 존재한다. 이에 유가 변동성은 크게 확대될 수도 있음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원유 등 실물자산의 경우 전통적 투자 자산과 비교해 훨씬 큰 폭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경향이 많으므로 투자를 시작하기 전 은행PB 등 자산관리 전문가들과 면밀한 상담을 통해 접근할 것을 권한다.

전용진 DGB대구은행 본점PB센터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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