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경제전쟁] 韓백색국가서 일본 제외…카운터펀치 날렸다

입력 2019-08-02 18:10:56

'상응조치'로 맞대응…포괄허가 대상인 '가지역'서 日 삭제키로
반도체 대일수출 통제 가능성 배제 못해…내주초 적용품목 대상 발표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한일 주요 산업의 경쟁력 비교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의 3위 무역 흑자국이다. 일본 내에서도 한국이 중국, 대만, 독일 등 대체수입처를 찾고 국산화율을 높여 대일 의존도를 점차 낮춘다면 결국 화살은 일본 기업에 돌아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식 맞대응을 자제해왔던 한국 정부가 드디어 상응조치 카드를 꺼내 들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관계부처 합동브리핑에서 "우리도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해 수출 관리를 강화하는 절차를 밟아 나가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전략물자수출입고시를 통해 전략물자 지역을 '가' 지역과 '나' 지역으로 구분한다. 백색국가에 해당하는 가 지역은 사용자포괄수출허가를 받을 수 있는 국가를 말한다. 한국의 백색국가는 일본, 미국, 영국, 독일, 호주 등 29개국이 있다. 바세나르체제(WA), 핵공급국그룹(NSG), 오스트레일리아그룹(AG),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 등 4개 국제수출통제체제에 모두 가입한 나라가 대상이다.

사용자포괄수출허가를 받으면 일정 기간 무기를 제외한 전략물자의 수출 여부, 수출 수량을 수출자가 최종사용자의 사용 용도를 고려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일본이 한국의 백색국가에서 빠지면 한국산 물품을 수입하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 등 수출허가기관의 개별허가를 받아야 한다.

일본이 한국에 대해 취한 조치를 똑같이 돌려주는 셈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가 지역과 나 지역 외 일본을 포함하는 '다' 지역을 신설해 별도로 적용할 규정을 만들기로 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한국은 일본에 4번째로 큰 수입국이다. 일본 전체 수입액에서 대한국 수입이 차지하는 비중은 4.1%다. 한국 전체 수입액에서 대일 수입액이 차지하는 비율 9.6%보다는 작지만, 대한국 수입 비중이 높은 품목을 중심으로 규제한다면 일본 산업에 '카운터펀치'를 날리는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수입상품 순위를 보면 석유, 가스, 석탄 등 자원이 1∼3위를 차지하고, 휴대전화 및 무선기기, 전자기기, 자동데이터처리기기, 약제, 일용품, 자동차 등이 뒤를 잇는다.

성 장관은 "일본을 한국의 백색국가에서 제외하기 위한 절차와 방안은 현재 검토 중이다"라며 "당장 적용 대상 품목과 업종을 말하기는 어렵고 다음 주 초 이와 관련한 종합적인 대책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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