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고의 신비 갖춘 경북 국가지질공원…자연보전·주민소득 창출 효과 기대

입력 2019-08-04 15:46:42

규모 더 작은 독도가 울릉도 보다 210만살 많아
청송 주산지 오랜 가뭄에도 물 마르지 않아

우리나라 첫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된 울릉도와 독도. 맑은날 하늘에서 내려다 본 독도의 전경. 경북도 제공
우리나라 첫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된 울릉도와 독도. 맑은날 하늘에서 내려다 본 독도의 전경. 경북도 제공

아름다운 문양에 반듯반듯 윤이 나는 암석. 건축재료로 사용되면 일회성으로 사라질 자연환경이 경상북도의 새로운 볼거리와 명물로 자리잡았다.

국내 첫 국가지질공원으로 인증받은 울릉도와 독도, 중생대 화산활동의 결과로 생성된 주왕산을 품은 청송, 동해의 형성과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동해안 등 경북은 3곳의 지질공원을 보유하고 있다. 청송은 우리나라에서 3곳밖에 없는 세계지질공원 중 한 곳이기도 하다.

국가지질공원은 지구과학적으로 중요한 경관을 갖춘 우수지역을 보전하고 교육·관광사업에 활용하고자 환경부장관이 인증한 공원이다.

다소 생소하지만, 장점을 두루 갖춘 경북의 국가지질공원에 대해 들여다본다.

◆형제의 섬 울릉도·독도

울릉도와 독도는 생성 기원이 같아 형제의 섬이다. 재미있는 사실은 규모가 작은 독도가 형이고 울릉도가 동생이라는 점이다. 이는 현재 섬에 남아 있는 가장 오래된 암석 나이를 분석하면 알 수 있는데 울릉도는 250만 년 전에서 5천년 전까지의 암석이, 독도는 460만 년 전에서 250만년 전까지의 암석이 각각 분포한다.

화산재가 굳어 형성된 응회암이 파도에 의해 침식돼 생성된 울릉도 황토굴. 울릉도에서 파견 근무하던 관리들이 한양으로 돌아갈 때 근무의 증거로 이곳의 황토를 조정에 공납했다고 전해진다. 경북도 제공
화산재가 굳어 형성된 응회암이 파도에 의해 침식돼 생성된 울릉도 황토굴. 울릉도에서 파견 근무하던 관리들이 한양으로 돌아갈 때 근무의 증거로 이곳의 황토를 조정에 공납했다고 전해진다. 경북도 제공

울릉도의 볼거리 봉래폭포는 총 3단으로 구성돼 있다. 상부부터 표면이 거친 조면암과 화산재가 쌓여서 만들어진 응회암이 첫 번째 단을, 화산 방출로 만들어진 집괴암이 두 번째와 세 번째 단을 구성하고 있다.

독도의 명물은 동도 맨 끝에 있는 독립문 바위다. 독립문의 형상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독립문 바위는 응회암으로 이뤄져 수평의 층이 잘 관찰된다.

동도 선착장 입구에 있는 숫돌바위는 과거 독도 의용 수비대원들이 생활할 당시 칼을 갈았던 곳이다.

독립문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독도 독립문 바위. 독도 동도의 맨 끝에 자리 잡은 독립문 바위는 화산재가 쌓여 만들어졌는데 수평의 층이 잘 관찰돼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높다. 경북도 제공
독립문 모양과 닮았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독도 독립문 바위. 독도 동도의 맨 끝에 자리 잡은 독립문 바위는 화산재가 쌓여 만들어졌는데 수평의 층이 잘 관찰돼 지질학적으로 가치가 높다. 경북도 제공

서도의 북동쪽에 있는 높이 44m의 바위섬인 삼형제굴 바위는 세 방향의 해식동굴이 한점에서 만나서 형성됐다.

동도의 정상 부근에는 바닥까지 뻥 뚫린 깊이 약 100m의 와지가 있다. 그 바닥 쪽에는 2개의 해식동굴이 있는데 이를 천장굴이라 부른다. 천장굴 급경사지 왼쪽 끝 부분에는 천연기념물 제538호로 지정된 사철나무 군락지가 있다.

◆쥐라기 등 퇴적 명소 품은 청송

청송 주왕산 기암과 주산지, 백석탄 포트홀 등 24개 희귀 지질명소를 보유한 청송은 군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국가지질공원 포함)으로 인증된 곳이다.

청송 얼음골은 겨울철에는 따뜻한 바람, 여름철에는 차가운 바람이 나오는 기현상 때문에 얼음골(풍혈, 빙혈)이라 불리고 있다. 특히 이곳은 겨울철 빙벽등반 대회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청송 얼음골은 겨울철에는 따뜻한 바람, 여름철에는 차가운 바람이 나오는 기현상 때문에 얼음골(풍혈, 빙혈)이라 불리고 있다. 특히 이곳은 겨울철 빙벽등반 대회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경북도 제공

선 캄브리아기와 쥐라기, 백악기, 신생대 제 3기 등의 퇴적 명소와 고생물 명소, 지형 명소에 다양한 종류의 암석까지 지질학적 다양성을 고루 갖췄다. 2014년 국가지질공원, 2017년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은 청송은 올해 국가지질공원 재인증을 마쳤고 내년 5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재인증을 위한 현장실사를 앞두고 있다.

청송 주왕산 용추협곡의 용추폭포는 용이 승천한 폭포로 불린다. 총 3단으로 구성돼 1단과 2단에는 선녀탕과 구룡소라 불리는 돌개구멍이 있고, 3단 폭포 아래에는 폭호(물에 암반이 마모·침식된 구멍)가 있다.

이곳은 과거부터 청학동이라 명명돼 선비들이 자연을 벗 삼아 풍류를 즐기던 곳으로 수직절리를 따라 침식된 첩첩산중을 신선세계를 연상케 한다.

세계지질공원(국가지질공원 포함)으로 인증받은 청송군 주산지의 사계절 모습. 경북도 제공
세계지질공원(국가지질공원 포함)으로 인증받은 청송군 주산지의 사계절 모습. 경북도 제공

주산지는 1720년 8월 조선조 경종 원년에 착공해 그 이듬해 10월에 준공한 저수지다. 길이는 200m이고 평균수심이 약 8m로 준공 이후 현재까지 아무리 오랜 가뭄에도 물이 말라 밑바닥이 드러난 적이 없었다고 전해진다.

이유는 뜨거운 화산재가 엉겨붙어 만들어진 용결응회암이라는 치밀하고 단단한 암석이 큰 그릇을 형성하고, 그 위로 스펀지와 같은 비용결응회암과 퇴적암이 비가 올때 물을 머금고 있다가 조금씩 흘려보내기 때문이다.

특히 주산지는 150여 년 이상된 왕버들의 자생지로 2013년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05호로 지정될 정도로 가치가 높은 자연유산이다.

◆태고의 신비 갖춘 동해안

경북 동해안 4개 시·군의 해안과 일부 낙동정맥을 포함하는 경북 동해안 지질공원은 지역별 특화된 관광자원인 생태(울진), 해안경관(영덕), 근대산업(포항), 역사문화(경주)와 잘 어우러진 지질명소로 통해 차별화된 지질관광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울진 덕구계곡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자연적으로 솟아나는 덕구온천이 위치해 있다. 덕구계곡은 화강편마암과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어 강물의 흐름이 잘 관찰된다. 경북도 제공
울진 덕구계곡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자연적으로 솟아나는 덕구온천이 위치해 있다. 덕구계곡은 화강편마암과 화강암으로 이뤄져 있어 강물의 흐름이 잘 관찰된다. 경북도 제공

울진 덕구계곡은 약 3㎞의 계곡을 따라 세계 곳곳의 유명한 교량의 축소판이 재현돼 있어 특색있는 경관을 자랑하며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자연적으로 솟아나는 덕구온천이 있다. 사람의 접근이 어려운 왕피천 일대는 원시 자연환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어 멸종위기종과 희귀 야생동물이 서식하고 있는 뛰어난 생태관광 명소다.

화산 등산로라 불리는 영덕군 철암산은 5.5㎞ 등산로 코스에서 우리나라에서 드물게 2천300만 년 전(신생대)의 화석이 잘 발견된다.

동해안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오목하고 길쭉한 초승달모양의 해빈(해안선을 따라 모래 등이 쌓인 퇴적지대)을 자랑하는 영덕 고래불해수욕장의 모습. 경북도 제공
동해안에서 가장 큰 규모의 오목하고 길쭉한 초승달모양의 해빈(해안선을 따라 모래 등이 쌓인 퇴적지대)을 자랑하는 영덕 고래불해수욕장의 모습. 경북도 제공

산 정상에 얹혀 있는 거대한 둥근 솥 바위에는 바다생물의 화석을 포함한 다양한 점을 볼 수 있는데 이 바위가 과거 동해 바닷속에 있었다가 오랜 시간을 거쳐 솟아올라 산꼭대기가 됐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다.

경북 8경 중 하나로 꼽히는 포항 내연산은 약 14㎞에 이르는 계곡을 따라 다양한 형태를 보인 12개의 폭포가 발달한 곳이다. 포항에도 청송과 같이 아홉 마리의 용이 살다가 승천했다고 전해지는 구룡소 돌개구멍이 존재한다. 포항시 남구 호미곶면 대동배리에 있는 이곳은 마치 바닷가에 자리 잡은 연못과 같은 형상이다.

경주에는 국내 최초의 석굴사원인 골굴암이 자리 잡고 있다. 6세기 무렵 인도에서 온 광유선인 일행이 자연굴(타포니)를 이용해 만든 것으로 알려진 이곳은 신라인들의 불교문화와 함께 단단한 화강암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과는 다르게 비바람에 쉽게 깎이는 지질형태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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