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도로친박당 지적에도 친박계 인사 잇따른 등용, 왜?

입력 2019-07-25 18:19:38 수정 2019-07-26 08:38:33

정치 신인 당 대표 물갈이 시도 사전 차단, 보수진영 정계개편 대비한 내부결속 강화 의도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경제대전환위원회 총괄·비전분과 공개토론회-한국경제대전환 비전과 전략'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도로친박당으로 가는 것이냐'는 비판여론에도 친박계 인사를 잇따라 등용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친박 꼬리표'는 차기 국회의원 및 대통령 선거에서 치명적인 약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한국당의 행보에 또 다른 셈법이 작용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치권에선 당의 대주주인 친박계가 차기 총선 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정치신인 당 대표의 물갈이 시도를 사전 차단하고 보수진영 정계개편 과정에서 분열 없이 대오를 유지하며 논의를 주도하기 위해 내부결속을 다지려는 의도로 풀이하고 있다.

먼저 친박계가 혹시 있을지 모를 황교안 대표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식 물갈이 시도를 차단하기 위해 사전 포석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다. 당 안팎의 요직을 선점하고 총선 정국을 주도하는 방식이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지난 2000년 제16대 총선을 앞두고 대대적인 중진 물갈이를 시도했다.

대구경북과 민정계를 대표하던 허주 김윤환, 민주동호회를 이끌던 이기택, 그리고 김영삼 전 대통령 계보를 잇던 부산지역의 신상우와 김정수 의원 등을 공천에서 탈락시키는 초강수를 뒀고 총선에서 133석으로 제1당을 차지해 일거에 당을 장악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2000년 이회창 총재 모델은 황 대표가 가장 선호하고 친박계가 가장 꺼리는 사례"라며 "친박계로선 만의 하나 있을지 모를 상황을 대비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아울러 친박계가 총선 전후 전개될 보수진영 정계개편에 대비해 내부 결속을 다지는 과정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친박계로선 단일대오만 유지하고 있으면 보수진영 내 최대세력으로서 이합집산의 중심에서 총선 전후 보수진영 개편 논의를 주도하면서 미래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총선 승리와 정권교체가 최선이지만 여의치 않는다면 정파적 이익을 고려할 수도 있다"며 "한국당 내 최대세력인 친박계가 생명연장을 위해 보유한 힘을 행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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