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난간 투명유리로 제작, 조류 충돌사 원인
주민들, 매일 다리 건너다 조류 사체 봐야하지만 행정당국은 상황 파악도 안 돼
경북도청 신도시가 자칫 '새들의 무덤'이라는 오명을 쓸 처지에 놓였다. 도청신도시를 가로질러 흐르는 송평천 위로 놓인 다리 난간이 투명유리로 돼 있어 새들이 부딪쳐 죽는 사고(버드 스트라이크)가 매일같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동시와 예천군에 따르면 경북도청 신도시 내 송평천 및 지류를 따라 놓인 크고 작은 교량은 모두 9곳. 이 가운데 7곳의 다리 난간이 투명유리로 제작돼 있다.
이들 다리에선 부리가 깨지고 피를 흘린 채 죽어 있는 조류를 어렵지않게 발견할 수 있다. 일부 다리 유리 난간엔 버드 스트라이크로 인해 유리가 파손된 곳도 있었다.

매일신문 취재진이 22일 다리 7곳을 둘러본 결과 유리 난간 등 다리 주변에서 직접 확인한 조류 사체만 물총새와 검은머리방울새 등 7마리나 됐다.
신도시 한 주민은 "매일 송평천 다리를 오가며 산책을 하는데 유리 난간에 충돌해 죽은 것으로 보이는 새를 하루에 최소 한 마리 이상은 발견한다"며 "이들 새도 불쌍하고 다른 사람이 불쾌할 수도 있어 죽은 새들을 직접 치우는 경우가 많은데 이들 새를 보면 나도 기분이 좋지 않다"고 했다.
행정기관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주민들은 신고를 하고 싶어도 안동시와 예천군에 걸쳐 있는 송편천의 모호한 구역 탓에 민원을 제기하려 해도 어디에 해야 할 지 몰라 못한다며 하소연하고 있다.
취재 중 만난 한 주민은 "매일 이렇게 많은 새들이 유리 난간에 부딪혀 죽어나가는 데도 행정기관에선 이러한 사실을 알지도 못하고 관심도 없는 거 같다"며 "새 사체를 주민들이 직접 치우는 상황인 만큼 행정기관에서 이제라도 관심을 가지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두 지자체 관계자는 "조류 충돌사와 관련한 민원은 한 건도 들어온 게 없어 현황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현장 확인 후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박희천 경북대 생물학과 명예교수는 "유리벽은 투명성과 반사성이 있어 조류의 안구 특성상 개방 공간으로 인식하기 쉽다"며 "유리벽에 맹금류 모양의 스티커인 버드세이버나 물방울 모양의 스티커만 붙여도 새들이 충돌사하는 것을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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