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시현상과 사시증상 치료, 정확한 진단 우선돼야

입력 2019-07-02 13:10:52

조재훈박사
조재훈박사

물체가 둘로 보이거나 이중으로 보이는 복시현상이 나타나면 어지럽고 혼란스럽다. 인체 감각 중에 시각이 차지하는 영역이 넓기 때문에 다른 감각장애로 인한 불편함보다 크게 느껴질 수 있다. 그리고 이 증상이 흔하지 않기 때문에 복시 또는 사시라는 것을 알기 전까지는 노안이나 난시, 눈피로로 여기고 방치하기도 한다.

복시는 단안복시와 양안복시로 구분한다. 한눈을 감고 한눈만으로 보는데도 복시현상이 나타나면 단안복시, 두눈을 뜨고 볼 때 복시가 나타나면 양안복시라 한다. 복시라는 증상명은 같지만, 단안복시와 양안복시를 유발하는 질환은 다르다.

단안복시는 한눈에서 물체의 초점이 한곳에 모이지 않고 여러 곳에 맺히기 때문에 발생하며, 원추각막, 백내장, 수정체 이탈, 안구건조증, 굴절이상, 황반부종, 망막질환, 시신경 경로 및 시피질 질환에서 나타날 수 있다. 양안복시는 두눈의 시선이 서로 다른 방향을 보기 때문에 발생하며, 사시, 눈운동장애, 안검하수(눈꺼풀처짐)를 동반한다.

양안복시를 유발하는 질환으로는 3번 4번 6번뇌신경마비, 밀러피셔증후군, 길랑바레증후군, 중증근무력증, 갑상선안병증, 뇌종양, 뇌출혈, 뇌경색, 뇌혈관기형(동맥류, 동정맥루), 간헐성 외사시, 안와골절 등 단안복시보다 다양하다.

양안복시증상은 정확한 진단이 우선이다. 정확한 치료방법은 정확한 진단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양안복시 질환은 안과, 신경과, 내분비내과에서 검사하며, 안과검사, 혈액검사, MRI, MRA 검사, 뇌척수액검사 등 여러 검사에서도 이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양안복시는 질환별로 복시, 사시 양상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의라면 어렵지 않게 감별진단할 수 있다.

질환별 복시, 사시 양상을 살펴보면, 가장 흔한 뇌신경마비 중 3번뇌신경마비에서는 수평 복시, 외사시, 안검하수가, 4번뇌신경마비에서는 수직 복시, 상사시가, 6번뇌신경마비에서는 수평 복시, 내사시가 나타난다. 밀러피셔증후군이나 길랑바레증후군은 3번 4번 6번뇌신경마비가 복합적으로 나타나고 손발저림이나 사지마비를 동반하기도 한다.

중증근무력증에서는 근육에 힘이 빠지면서 안검하수와 함께 복시, 사시 양상이 컨디션에 따라 변동성을 보이고, 경우에 따라서는 전신무력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갑상선안병증은 갑상선기능항진증이 진행되어 나타나며, 안구돌출, 부종과 함께 수직복시, 하사시가 먼저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뇌종양, 뇌출혈, 뇌경색, 뇌혈관기형은 MRI, MRA 검사상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경우에 따라서는 수술, 색전술이나 방사선치료가 필요하기도 하다.

간헐성 외사시는 초기에 피곤하거나 멍할 때만 외사시가 잠깐 나타나지만 수년이 지나면 항상성 외사시로 악화되면서 수평복시를 동반할 수 있다. 뇌진탕이나 눈 타박상에 의한 복시는 뇌신경마비나 눈근육 손상을 동반하며, 심한 안와골절을 동반한 경우에는 골절 수술이 필요하기도 하다.

한의학에서는 복시, 사시의 원인 질환에 따른 정확한 처방에 주력한다. 한의원에서 이뤄지는 이러한 처방은 복시 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 후 해당 질환에 대한 치료한약이 처방되도록 한다. 단안복시에서는 빛의 굴절력을 조절하고 안구를 구성하는 체액을 보충하는 한약을 처방한다. 양안복시의 3번 4번 6번뇌신경마비와 밀러피셔증후군, 길랑바레증후군, 뇌출혈, 뇌경색은 한의학의 내풍(內風) 범주로서 마비된 신경으로의 기혈순환을 돕고 담음, 어혈과 같은 불순물을 제거하는 처방으로 신경기능을 회복시키는데 집중한다.

중증근무력증에서는 무력해진 눈근육으로 기혈을 보충하는 처방이 도움이 된다. 갑상선안병증에서는 눈근육의 염증과 부종을 치료하고 항진된 인체의 화(火)를 식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간헐성 외사시에서는 눈의 위치를 잡아주는 눈근육과 이를 조절하는 뇌기능을 향상시키는 처방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글: 경희미한의원 조재훈박사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