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Q&A] 여름 과일을 겨울에 먹을 때 피해는?

입력 2019-07-03 13:36:54 수정 2019-07-23 18:36:34

토마토 겨울재배를 위해 비닐 하우스 안에 설치하는 온풍장치.
토마토 겨울재배를 위해 비닐 하우스 안에 설치하는 온풍장치.

과학과 기술의 발달로 현대인은 겨울에도 여름과일을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 하지만 겨울에 여름 과일을 먹자면 사람이 자연에 더 많이 간섭해야 하고, 더 많은 환경오염을 유발한다.

가령 토마토 촉성재배를 보자. 일반적으로 토마토 촉성재배란 8월 중순부터 9월 파종해 겨울에 토마토를 키우고, 3월에 출하하는 재배법을 일컫는다. 토마토의 생육적온은 25-30℃ 정도지만 5℃에서도 견딘다는 점을 이용하는 재배방식이다. 노지에서 토마토를 재배할 경우 7월초부터 열매를 수확하지만 촉성재배하면 아직 날씨가 쌀쌀한 3월에 출하할 수 있다.

2012년 농촌진흥청이 조사,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000㎡(약303평)밭에 토마토를 촉성 재배할 경우 종묘, 종자비, 유기질, 무기질 비료 값은 노지 제철재배와 별 차이가 나지 않는다. 인건비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겨울철 재배를 위한 영농시설 상각비 98만 1천원, 시설 수리비 15만9천원, 광열 동력비 381만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00㎡에 연1회 재배기준) 기타 재료비, 소농구비, 대농구 상각비, 토지 임차비, 자가 노동비(386시간, 339만원), 농약비 12만 4천원, 고용 노동비 120만 9천원, 여기에 기타 요금이 별도로 투입된다. 모두 합쳐 1000㎡ 시설경지에 토마토를 촉성재배 할 경우 투입되는 총 비용은 1천193만 9천원이다.

제철재배 할 경우나 촉성재배 할 경우나 재료비나 토지 임차비, 노동비는 별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 중 광열동력비, 저온기 재배를 위한 영농시설 상각비, 시설수리비 등 495만원은 자연의 간섭을 배제하는 동시에 환경오염원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데 든 비용이다. 노지에서 제철에 재배했을 경우에는 필요하지 않은 비용인 것이다.

토마토를 겨울에 재배하기 위해 설치한 비닐 하우스. 2겹의 비닐과 1장의 보온천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하우스 내부에는 온풍장비가 설치돼 있다.
토마토를 겨울에 재배하기 위해 설치한 비닐 하우스. 2겹의 비닐과 1장의 보온천으로 만들어져 있으며, 하우스 내부에는 온풍장비가 설치돼 있다.

게다가 이 비용은 촉성재배에 필요한 시설자재를 생산하는 데 투입된 비용일 뿐이다. 각종 비닐과 자재를 사용한 뒤 버리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2차 오염과 하우스 내 온도를 높이는 데 사용하는 열에너지가 소멸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비용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이 2차 오염 비용은 농부도 소비자도 당장 지불하지 않지만 결국 공기·물·토양 오염이라는 대가로 돌아온다. 당장 내 주머니에서 비용이 나가는 것은 아니지만 결국 인류 모두가 감당해야 할 비용이고, 자연을 훼손하고 건강을 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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