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공공기관도 '화웨이 사태' 위험지대

입력 2019-06-24 17:06:58

도로공사·교통안전공단, 화웨이 장비 총 42대 도입

김상훈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김상훈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최근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으로 불거진 이른바 '화웨이 사태'에 대구경북에 본사를 둔 한국도로공사와 한국교통안전공단도 안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공공기관 모두 중국 화웨이(세계적 통신설비회사) 장비를 사용하고 있지만 별다른 대응책이 없어서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상훈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대구 서구)이 도로공사와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도로공사는 신규 통신장비 도입을 위한 시범 설치를 위해 2014년 27대, 2013년 11대 등 8억6천800만원을 들여 화웨이 광전송장비(PTN) 38대(운영 28대, 예비 10대)를 구매했다. 이 장비는 고속도로 폐쇄회로(CC)TV 영상 및 소통 정보 등의 데이터 전송을 위해 쓰인다.

교통안전공단도 노후 장비 교체 및 결함 신고 접수 등을 위한 시스템 구축을 위해 2015년에 서버 3대와 스토리지 1대 등 화웨이 장비 4대를 구입했다.

5G 네트워크 상 사이버 보안은 나날이 중요해지고 있지만 화웨이 장비가 백도어(back door, 인위적으로 만든 정보 유출 통로)로 사용될 가능성은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제품에서 잇달아 백도어에 활용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미상의 부품이 발견되면서 화웨이 제품이 미국, 일본, 캐나다, 영국 등에서 잇달아 퇴출 위기를 맞고 있다.

그럼에도 도로공사 측은 "기관 내부에서만 운영하는 장비이기 때문에 보안성 침해 등과 같은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더 큰 문제는 공공기관이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점이다. 공공기관에서 사용하는 장비는 조달청에서 입찰을 통해 진행하며, 특별한 정부 지침 없이는 특정업체의 입찰을 막을 수 없다.

김상훈 의원은 "'화웨이 사태'에 대한 정부와 공공기관의 안일한 대응이 우려스럽다"며 "사이버 보안에 대한 불안 증대는 물론 미·중 모두와 외교관계 역시 경색될 수 있는 만큼 범정부 차원의 대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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