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중국 철강기업의 투자를 받아 국내 업체와 합작으로 연 60만t 규모의 냉연 스테인리스강 공장 건립을 추진하자 포항 경제계와 노동계 등 각계에서 크게 반발하고 있다. 포항시와 포항상의, 철강협회, 금속노조 등은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부산시는 세계 1위 중국 스테인리스강 제조사인 칭산강철의 부산 공장 계획을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또 부산시의 중국기업 투자 유치는 미·중 무역 분쟁을 피해가는 우회 투자의 빈틈을 제공할 뿐 아니라 국내 냉연 스테인리스강 제조업 기반을 뒤흔드는 잘못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냉연 스테인리스 강판 제품을 둘러싼 국제 시장 경쟁은 매우 치열하다. 특히 중국·대만 등 일부 철강 업체들은 덤핑도 불사하며 공정 경쟁을 해치고 있다. 유럽연합이 2015년 중국·대만에서 수입되는 냉연 강판에 11~25.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것이나 지난해 7월 베트남이 대만·중국·말레이시아 등 냉연 강판에 6.64~37.29%의 반덤핑 관세를 물린 것도 그런 결과다. 당시 중국 제품에도 17.47%의 반덤핑 관세가 부과됐다.
현재 수입 냉연 강판의 국내 시장 비중도 40%에 이른다. 이제 수입 차원을 넘어 중국 철강회사가 국내에 공장을 세우고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잠식에 나선다면 우리 철강 업계가 받을 타격은 매우 크다. 포항시 등 각계의 반발이 큰 것도 이런 상황을 염려하기 때문이다. 자칫 우리 기업들이 경쟁에서 밀려 5천여 명의 대규모 실직 사태도 벌어질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더욱이 '사드' 사태 때 중국의 경제 보복으로 우리 기업이 8조원이 넘는 손해를 봤고, 우리 국민의 중국 이미지도 크게 악화한 상황이다. 이런 때에 부산시가 투자 유치를 이유로 경솔하게 처신을 하는 것은 국민 정서를 깡그리 무시하는 일이다. 부산시는 외국기업 투자 유치에 급급할 게 아니라 우리 업계의 형편과 분위기를 충분히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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