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곡에 얽힌 이야기 ⑭요한 슈트라우스의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 강'

입력 2019-06-10 18:00:00

요한 슈트라우스 2세
요한 슈트라우스 2세

지난 5월 29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유람선이 침몰해 한국인 여행자들이 대거 숨진 다뉴브 강은 요한 슈트라우스의 왈츠 음악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 강'으로 유명하다.

볼가 강에 이어 유럽에서 두 번째 긴 강(2천858㎞)인 다뉴브 강은 오스트리아, 체코, 헝가리,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10여 국을 거쳐 흑해로 흘러든다. 이름도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도나우'로 불리지만 나라별로 이름이 제각각이다. 체코어로 두나이, 헝가리어로 두나, 세르비아어·불가리아어로 두나브, 루마니아어로 두너레아지만 국제적으론 영어 이름 '다뉴브'로 통칭된다. 독일 남부 알프스 북부 산지에서 발원해 여러 나라를 거치며 흐르다보니 나라마다 이름도 제각각 붙여 부르게 된 것이다.

이 곡은 도나우강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오스트리아인들의 삶을 표현한 음악으로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곡으로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이 곡의 제목처럼 도나우 강의 색깔은 푸르지 않다. 왜 푸르지도 않은 강에게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란 제목을 붙였을까? 그 이유는 이 곡의 작곡 배경에 있다.

오스트리아는 1866년에 프로이센과의 전쟁에서 패배했다. 그로 인해 오스트리아의 국민들 사이에선 우울한 분위기가 생기게 되었다. 그 우울함을 달래기 위해 빈 남성 합창단협회는 쾌활하면서도 애국적인 곡을 공연하기로 했고, 당시 유명했던 작곡가인 요한 슈트라우스 2세에게 합창곡을 의뢰했다. 슈트라우스는 시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묶어줄 소재를 찾은 끝에 그가 떠올린 건 바로 오스트리아의 젖줄 '도나우 강'이었다. 슈트라우스는 도나우 강을 노래한 어떤 시에서 영감을 받고 시의 한 구절에서 제목을 차용했다. 이렇게 탄생한 곡이 바로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이다.

1867년 초연 때는 그리 좋은 반응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해 파리만국박람회에서 관현악곡으로 편곡해 공연했을 때는 큰 성공을 거뒀다. 이후 슈트라우스의 바람대로 그 당시 우울한 시민들의 마음을 다독여주고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곡으로 자리를 잡게 된다. 유명한 빈 신년 음악회에서도 전통적으로 앙코르로 이 곡이 연주된다.

그러나 이번 유람선 침몰로 아름답고 푸른 다뉴브강이 우리에겐 눈물과 탄식의 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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