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경 국악밴드 나릿 대표
잊지 않고 약을 챙겨먹는 일, 공과금을 내는 일, 버스를 놓치는 일, 작업하던 파일이 저장되지 않은 채 날아가 버리는 일, 가까운 주변인과의 마찰 등 우리는 일상에서 사소하고 끊임없이 이것의 영향을 받는다. 또 중요한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는 일이라던지 고대하던 무대에 서기 위해 연습에 연습을 하며 준비하는 일이라던지 성공과 실패의 기로에서 엄청난 심적 압박을 받으며 어김없이 이것을 받기도 한다.
크게도 작게도 우리의 시간, 우리의 활동영역 곳곳에 스며들어 있는 이것. 바로 스트레스이다.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불린다. 언젠가 필자도 스트레스성 탈모를 겪었고 위궤양이 오기 직전까지 건강이 악화되며 정신도 마음도 괴로운 때가 있었다. 그때는 그저 스트레스의 부정적인 부분만 부각시켜 보았던 것 같다. 그래서 스트레스가 생기는 이유를 회피하고 해야 하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뒤로 미룬 채 다른 처지에 있는 남과 나를 비교하고 부러워하며 지냈던 것 같다. 그럴수록 스트레스의 몸집은 더 커져만 갔고 나는 괴로웠다. 늘 잘해야 한다는 압박에 시달렸고 잘 되어야 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려 언제나 스트레스와 함께였다.
그러다 알게 되었다. 내 눈 앞에 있는 이 일들을 '무엇보다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다는 것을. 그랬던 것 같다.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은 스트레스가 되지 못하더라는 것. 그리고 무사히 상황이 종료되고 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스트레스는 사라지고 희열과 보람만 남더란 것이다. 무언가를 지키거나 관철 시키고 싶은 마음이 크기 때문에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엇인가에 집중하게 되도 또 그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는 것 아닐까.
마감시간이 정해진 서류, 가사와 동선이 뒤죽박죽인 채로 공연 날짜가 다가오는 무대. 예술가로 단체의 대표로 활발히 활동을 하며 지낼 때를 돌아보면 일의 압박, 무대 위의 심적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이겨낸 경험이 엄청난 뿌듯함과 성취감으로 돌아왔었다. 몇 날 몇 일을 두근대며 견디고 극복해낸 시간을 모두 보상받았던 것 같다. 현재 아기와 보내는 시간과 엄마로서의 결정이 가지는 무게 역시 그렇다. 이 모든 것이 나에게는 소중하고 중요한 것이기에 스트레스를 인정하고 감내하며 나의 것을 지켜 낼 수 있는 성장의 원동력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필자의 논리가 옳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받지 않을 수 없다면 부정적이기 보다는 긍정적으로 받아들여보면 어떨까. 만병의 근원, 스트레스가 아닌 되게 하는 에너지, 하게 하는 원동력으로 이해하고 살아가면 문득 찾아오는 고통이나 스트레스를 '누구나 겪어내는 과정' '성장하고 회복할 수 있는 계기' 로 바라보며 스트레스 덜 받는 인생을 살 수 있지 않을까? 김수경 국악밴드 나릿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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