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시니어가 뜬다, 구매범위 넓고 구매력 높아 새로운 큰 손

입력 2019-05-10 16:11:09

제 2의 전성기 맞은 '액티브 시니어', 나이 많아도 늙지 않은 '노노족'
전용매장 구성하고 모바일앱 가독성 높이는 등 50·60대 소비자 붙잡기 나서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10층에 운영 중인 시니어 편집매장
대구백화점 프라자점 10층에 운영 중인 시니어 편집매장 '어울마당'. 시니어에게 필요한 각종 용품을 약 330㎡ 크기의 매장에 집중 배치했다. 대구백화점 제공

유통시장 포화와 경쟁 심화로 불황의 늪에 빠진 유통업계가 50, 60대 소비자 공략으로 반전을 꾀하고 있다. 이들은 고가의 가전제품부터 손주 장난감까지 구매 범위가 넓고 구매력도 높아 새로운 '큰손'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온라인쇼핑몰 옥션이 지난해 발표한 '2014~2018년 상반기 연령대별 판매량 통계'에 따르면 60대 이상 연령대의 매출은 전체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50대는 5년 만에 구매가 130% 늘었고, 60대는 171% 증가했다. 전체 구매량에서 50, 6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4년 상반기 17%에서 2018년 상반기 27%로 10%포인트(p) 상승했다.

'어반 그래니(Urban Granny)' 등 신조어도 달라진 소비 경향을 보여준다. '어반 그래니'는 '도시(Urban)'와 '할머니(Granny)'의 합성어로 가정과 자녀에게서 벗어나 자신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며 제 2의 전성기를 맞고 있는 50, 60대 여성을 뜻한다. 은퇴 후 적극적으로 소비 및 문화생활을 즐기는 '액티브 시니어', 건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활동적으로 살아가는 '노노(No老)족' 등도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다.

유통업계도 온·오프라인을 넘나들며 소비생활을 즐기는 중장년층을 붙잡고자 모바일앱의 가독성을 높이거나 매장 구성을 바꾸는 등 변화를 꾀하고 있다.

현대닷컴 모바일 앱은 시니어들의 가독성을 높이려고 글자 크기를 최대 30%까지 키웠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중장년층 소비자를 위한 '실버스토어' 테마관을 운영하고 있다. 홍삼이나 종합비타민 등 건강보조식품, 체중계, 안마기, 혈당측정기 등을 주로 판매한다.

대구백화점은 프라자점 10층에 중장년층을 위한 카페와 생활용품 전문 편집매장인 '어울마당'을 올 초부터 운영하고 있다. 패션 지팡이, 보청기, 시니어 맞춤형 의자 등이 주력 상품이다.

대구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노년층으로 이동 중인 베이비부머들은 넉넉한 경제기반을 바탕으로 자신의 삶에 기꺼이 투자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 때문에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새로운 소비시장이 형성되고 있어 업계도 적극적인 공략에 나섰다"고 말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