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학부모의 교육열은 유명하다. '입시 지옥'이라는 말과 연결된다. 사회적 파장도 크다. 가령 '교육 여건'과 '집값'은 동의어나 마찬가지다. 교육열은 자녀에 대한 사랑과 안정적인 삶을 살길 바라는 마음에서 나온다고 한다. 무조건 '빗나간' 교육열이라는 딱지를 붙이기 힘든 이유다. 공교육이 제대로 기능한다면 그 폐해를 줄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학부모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 역시 크다.
공교육 쪽에서 완전히 손을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구학부모역량개발센터만 해도 학부모의 자녀 교육에 도움을 주기 위해 다양한 강좌를 개설해 운영해왔다. 이곳에선 비용 부담 없이 시간과 의지만 있으면 관련 전문가들의 조언을 들을 수 있다. 이달 대구학부모역량개발센터(센터장 김사철)가 무료로 진행하는 맞춤 실천형 심화과정 프로그램들을 살펴봤다.
◆권택환 교수가 들려주는 '아버지들을 위한 자녀 교육'

부모 노릇은 쉽지 않다. 첫 아이일 경우 더욱 그렇다. 경험이 없다 보니 종종 당혹스러운 상황과 마주하게 된다. 요즘 젊은 부모들은 성장하면서 양육 과정에 참여할 기회가 제대로 없었다. 예전처럼 대가족을 이뤄 살던 때에는 달랐다. 동생을 챙기거나 어른들로부터 아이들을 기르는 방식을 보고 배울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같은 경험을 하기 힘들다.
자녀 교육을 어머니에게만 맡기는 시대는 지났다고들 한다. 실제 그 분야에 관심을 갖는 아버지들도 늘고 있다. 하지만 아버지의 역할을 얘기하고, 그 내용을 챙겨볼 기회가 많지 않다. 대구학부모역량개발센터는 아버지들을 위한 강연을 마련했다. 권택현 대구교육대 교수가 진행하는 '아버지가 알아야 할 3의 법칙(깨워주면 깨친다)'이 그것이다.
이번 강의는 20일부터 28일까지 대구학부모역량개발센터 대강의실에서 진행된다. 유치원에서부터 고교생인 자녀를 둔 아버지를 대상으로 한 강연이다. 마침 가정의 달이다. 자녀에게 눈길을 한 번 더 주려는 아버지라면 시간을 쪼개 들어볼 만하다. 아버지의 참여를 전제로 한 과정이지만 가족이 함께하는 것도 가능하다.
권 교수는 네 차례 강의를 통해 어떤 부모에 속하는지, 부모의 역할이 무엇인지 쉽게 설명한다. 가령 '붕어빵 이론'을 제시하며 부모들과 만난다. 붕어빵을 만들기 위해서는 밀가루, 물, 팥소보다 붕어빵 틀이 필요한데 붕어빵 틀이 아니라면 붕어빵도 나오지 않는다고 얘기한다. 그러면서 '행복한 부모 밑에서 행복한 아이가 나온다'고 말하는 식이다.
그는 또 지·덕·체가 골고루 발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는 머리에 해당하는데, 할 수 있다는 신념과 자존감을 꾸준히 심어주는 것이다. '덕'은 가슴을 의미한다. 서로 정서적 에너지가 오가면 내부 세계가 공명, 지각하는 방식도 같아진다는 걸 나타낸다. 이른바 '변연계 공명(Limbic resonance)'이다.
'맨발 걷기' 전도사이기도 한 권 교수는 강연에서 흙과 친해지라고 권한다. 그는 꾸준한 신체 활동이 아이의 뇌를 깨운다고 강조한다. 흙에는 좋은 성분이 많고, 맨발 걷기는 성장하는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안정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리고 이것이 인공지능을 자연지능으로 연결하는 방법이라고 말한다.
◆입시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고교생의 진로 진학 정보'
'바짓바람'이라는 말이 낯설지만은 않은 시대다. 어머니들의 '치맛바람'에 빗댄 말이다. '아빠의 무관심'이 자녀 교육의 필수 요건 중 하나라고 했는데, 그것도 옛말이다. 이미 각종 입시 설명회에서 아버지들은 쉽게 눈에 띈다. 그곳에서 펜을 놀리고, 자료를 뒤적인다. 아예 자녀 옆에 붙어 앉아 가르치거나 함께 공부하는 아버지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요즘 대학입시는 복잡하다. 학부모 노릇이 처음인 이들에겐 더욱 버거운 문제다. 코흘리개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걸 보고 감회에 젖었던 것도 옛 추억일 뿐이다. 고교생이 되면 '입시 전쟁'과 마주해야 한다. 아이를 도와주고 싶지만, 그 방법을 알기가 어렵다. 자신이 학창시절 겪은 것과 입시 환경도 사뭇 다르다. 진로와 진학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는 창구가 필요한 것도 그 때문이다.
현재 대학입시는 수능시험 위주인 정시모집과 학생부 위주인 수시모집으로 나뉜다. 그 비중이 훨씬 크기 때문에 수시모집을 대비하는 건 필수라고들 한다. 하지만 수시모집은 정시모집처럼 간단한 구조가 아니다. 찬찬히 챙겨봐야 눈에 들어온다. 대구학부모역량개발센터는 고교생 학부모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진로 진학 지원 아카데미'를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13~31일까지 달성고, 대구상원고, 대구학부모역량개발센터 강의실 등 3곳으로 나눠 진행된다. 학부모와 마주할 강사진은 대학 입학사정관, 현장을 알고 입시 지도 경험이 많은 교사들로 구성돼 있다. 강사진에 이름을 올린 입학사정관은 국중대 한양대 입학사정관 팀장, 조희권 경희대 책임 입학사정관 등 2명이다.
교사 중에선 ▷김동기 경북고 진로진학부장 ▷박문수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파견교사 ▷최상도 대구동부고 연구부장 ▷도규태 경북대사대부설고 진로진학부장 ▷신기훈 능인고 진학부장 ▷곽병권 대륜고 진학부장이 강사로 나선다. 장은길 대구시교육청 대입내비게이션센터 팀장도 함께한다.
이들은 실제 사례를 중심으로 '학생부와 자기소개서', '학생부종합전형의 평가와 실제' 등 학생부종합전형에 대비한 특강을 진행한다. 변화하는 2020~2022학년도 입시제도를 안내하고 어떻게 대입 전략을 세워야 할지 설명하는 시간도 갖는다. 따로 신청하지 않더라도 관심이 있는 학부모는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문의: 053-231-1482)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민주당 "李 유죄 판단 대법관 10명 탄핵하자"…국힘 "이성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