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 치안 현장서 순직한 고 최준영 경장 2년 걸려 위험직무 순직 인정

입력 2019-05-06 19:30:00 수정 2019-05-07 11:10:38

유가족 "최 경장의 명예는 물론, 15만 경찰에 큰 격려와 힘"

포항북부경찰서 관할 파출소에서 근무하다 순직한 고 최준영 경장의 유가족과 동료 경찰관들이 지난해 4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안장식을 거행하고 있다. 포항북부경찰서 제공.
포항북부경찰서 관할 파출소에서 근무하다 순직한 고 최준영 경장의 유가족과 동료 경찰관들이 지난해 4월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안장식을 거행하고 있다. 포항북부경찰서 제공.

2년 전 포항북부경찰서 죽도파출소에서 근무 중 순직한 고 최준영(30) 경장이 우여곡절 끝에 위험직무 순직을 인정받았다.

포항북부경찰서는 지난달 29일 국무총리 소속 공무원재해보상연금위원회가 최 경장에 대한 위험직무순직 재심의를 열고 해당 안건을 인용했다고 6일 밝혔다.

유가족과 경찰은 최 경장이 파출소 근무를 하는 동안 취객이나 범법자 등을 상대하며 받은 스트레스와 충격 등으로 순직했다는 것을 위원회가 받아들인 것으로 보고 있다.

최 경장이 순직을 인정받기까지의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2017년 9월 26일 새벽 죽도파출소 2층 숙직실 침대에서 숨진 채 동료 경찰관에게 발견됐다. 전날 밤 대리 운전기사를 폭행한 취객과 한 시간 넘게 실랑이를 하고 돌아와 휴식하던 중이었다.

유족과 경찰은 최 경장이 근무 중 순직했다며 공무원연금공단에 일반순직 신청을 했지만, '사인미상'이라는 이유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동료 경찰관 5만3천여 명은 곧바로 '순직 승인' 탄원서를 내고, 유족은 '순직 인정'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하며 분노했다. 유족과 경찰은 최 경장 사인에 대한 법의학 전문교수의 의견을 첨부해 지난해 2월 재심신청을 넣고 나서야 승인을 받았고, 국립대전현충원에 고인을 안장할 수 있었다.

일반 순직은 인정됐지만, 위험직무 순직은 또 다른 문제였다. 최 경장의 사망 원인을 볼 때 직무 수행과 연관성이 떨어져 보인다는 것이 공무원연금공단의 판단이었다. 이렇게 위험직무 순직 신청은 지난해 11월 부결됐다.

이에 유족과 경찰은 재심의 신청을 내고 "변호사나 의사, 일반직 공무원 등이 심의를 하니 위험직무를 무릅쓰고 근무하는 경찰관들의 여건을 모른다. 재심의가 열릴 때 현장 전문가들이 직접 진술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건의했다.

이 주장이 받아들여진 지난달 29일, 그제서야 최 경장은 위험직무 수행 중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었다. 고 최준영 경장의 아버지는 "이번 결정으로 아들의 명예가 회복된 것은 물론 맡은 바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는 15만 경찰관들에게 많은 힘과 격려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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