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소백산 철쭉, 유혹은 계속된다

입력 2019-05-16 02:30:00

신종두 소백산국립공원사무소 소장

신종두 소백산국립공원사무소 소장
신종두 소백산국립공원사무소 소장

철쭉의 계절이다.

철쭉은 산에 봄이 왔다고 알리는 수많은 봄꽃 중에서도 꽃이 크고 아름다워 예로부터 선조들이 좋아하는 꽃으로 알려져 있다.(그 예로 신라 성덕왕 때 순정공의 부인인 수로가 절벽 위에 핀 철쭉에 반하여 어여쁘다고 하자 그 말을 들은 농부가 꽃을 꺾어 수로부인께 바쳤다는 문헌 기록이 있다.)

소백산국립공원은 지리산, 황매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3대 철쭉 명산이다. 지리산과 황매산의 산철쭉은 진달래처럼 짙은 분홍빛으로 유명하지만, 소백산 철쭉은 옅은 분홍빛으로 자연이 적셔 놓은 연분홍 비단치마처럼 은근한 매력으로 소백산국립공원을 찾는 상춘객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무엇보다 소백산국립공원의 연화봉과 비로봉을 잇는 고산 능선을 힘들게 올라야만 이토록 아름다운 소백산 철쭉의 매력을 탐할 수 있으니 아무에게나 그 아름다움을 허락하지 않는 도도함까지 지닌 봄의 여신으로 불림에 손색이 없다.

그러나 최근 지구온난화 등 기후변화의 급속한 진행과 탐방객의 무분별한 훼손으로 철쭉 개체수가 점차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소백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는 소백산의 대표 식물인 철쭉을 누구나 쉽게 볼 수 있게 하고, 훼손된 철쭉 서식지와 개체 보호를 위해 2006년부터 영주시농업기술센터와 소백산국립공원사무소가 공동으로 '소백산국립공원 철쭉 복원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소백산에 자생하는 철쭉 종자 채취부터 묘목 증식, 서식지 보호 및 소백산 자락 철쭉 식재 등을 통해 소백산 철쭉 복원 및 생태계 건강성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소백산국립공원 일원에 식재한 철쭉 70% 이상을 복원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2018년에는 소백산국립공원 내 초암지구에 수고 1m 이상 되는 12년생 철쭉 500주를 식재하였고 금년에는 삼가 및 초암지구에 4년생 철쭉 5천 주를 추가 식재함으로써 고산지대뿐만 아니라 소백산 자락의 저지대에서도 누구나 철쭉의 아름다움을 쉽게 감상할 수 있도록 꽃길도 조성하였다.

또한 양 기관이 주도적으로 추진해 온 철쭉 복원사업은 해를 거듭하면서 지역사회의 인식 변화에도 영향을 미쳐, 10여 년이 지난 지금 경북 영주시 등 유관기관, 산악연맹 등 민간단체와 지역 자원봉사단체 등 다양한 기관들이 철쭉 복원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있어 생물자원 보전을 위한 모범적인 지역협력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이렇게 소백산국립공원 철쭉 복원사업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소백산국립공원사무소와 영주농업기술센터가 보유한 전문가의 노하우와 더불어 지역 기관 및 자원봉사자의 큰 관심에서 기인한 것으로 판단된다.

철쭉 복원사업이 더 큰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관심 있는 기관과 지역 주민, 나아가 국민 모두의 참여가 필요하다. 직접 철쭉 복원에 참여하고 싶다면 소백산국립공원 자원봉사자 신청을 권하고 싶다. 무엇보다 철쭉을 심고 가꾸는 것뿐만 아니라 철쭉을 훼손하지 않고 관심을 가지는 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복원 방법일 것이다.

올해도 5월 중순부터 그 연분홍빛 장관을 보기 위해 수많은 탐방객들이 소백산국립공원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쓰레기 되가져오기, 지정된 탐방로 이용과 서식지 보호활동 등 작은 노력으로 국민 참여형 철쭉 복원사업이 성공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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