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구미경제, 각종 경제지표 최악

입력 2019-04-28 18:43:24

정부 차원에서 탈출구, 해법 마련해야

구미공단이 장기화되는 경기침체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구미공단이 장기화되는 경기침체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구미공단이 장기화되는 경기침체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구미공단이 장기화되는 경기침체로 크게 흔들리고 있다.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매일신문 DB

'수출도시'로 명성을 이어왔던 구미경제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구미공단의 근로자 수는 9만 명 선이 무너졌고, 공장 가동률은 55.5%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조업체들 사이에선 '50년 전 구미공단 조성 이래 가장 혹독한 침체기'라는 하소연이 나오고 있다.

제조업체들의 경기 부진은 부동산 시장, 자영업 등으로 고스란히 이어져 '경기가 죽어도 이렇게까지 죽을 수 있느냐'는 한숨이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구미산단 내 임직원 40여 명을 둔 중소기업 대표 A씨는 "대기업의 주문량 감소로 지난 한해 공장 가동을 거의 못하면서 15억원 정도의 적자를 봤다"며 "그런데 올 들어서도 주문량이 거의 없어 공장을 접어야 할지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특히 근로자 50인 이하 소규모 2·3차 중소업체 상당수는 주문량 급감으로 공장 문을 닫거나 조업중단 사태에 직면하고 있다.

구미공단과 인접한 구미시 인동동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김모(50) 씨는 "손님이 줄어도 너무 줄어 하루 한 두 테이블밖에 손님을 못 받는 날이 많고, 손님이 아예 없는 날도 더러 있다"며 "구미경기가 이렇게 까지 죽을 수 있느냐"고 푸념했다.

구미산단의 상황이 이렇자 택시, 대리운전업계 종사자들도 "손님이 너무 없어 생계가 빠듯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경기가 회복되지 않으면 얼마나 이 일을 더 할 수 있을지 예측도 안 된다"고 했다.

구미 인동동과 상모사곡동 원룸 밀집지역에 투자 목적으로 원룸 3, 4동을 소유하고 있는 B씨는 "구미공단 경기가 좋았을 땐 젊은 근로자들이 붐벼 원룸이 거의 다 찼는데 한 두 해 전부터 빈방이 자꾸 늘어나 요즘은 월세를 받아 대출이자 갚기도 빠듯하다"며 "원룸을 팔려고 해도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 같은 경기침체는 전통시장 상인, 옷가게, 커피숍 등 대부분 업종들이 겪고 있다. 이 때문에 구미 시내 곳곳에서 '임대 문의'라는 현수막과 딱지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구미의 경기침체 원인은 장기화되는 불황에다 구미경제의 양대 축을 형성했던 삼성·LG 계열사의 생산 물량이 베트남·중국 등 해외와 평택·파주 등 수도권으로 이탈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대기업의 해외·수도권 집중 현상은 구미산단의 1·2차 협력업체에도 영향을 끼쳐 경쟁력있는 상당수 업체가 대기업을 따라 해외·수도권으로 동반 이전했다.

이런 여파가 수 년 전부터 누적되면서 최근 2, 3년 전 부터 구미 전체 경기가 곤두박질치는 현상을 초래한 것으로 경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최근 분양 중인 구미 5산단은 분양난에 빠져 있고, 올해 초 시민들의 큰 관심을 모았던 SK하이닉스 120조원 투자 유치에 실패한 이후 지역의 경기를 반등시킬 대기업 유치나 대규모 투자 소식도 없는 실정이다.

이런 데다 광주형 일자리에 이은 '구미형 일자리' 만들기도 더디기만 하다.

특히 구미를 '산업 위기 대응 특별지역'으로 지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수 년 전 부터 나오고 있지만 수용되지 않고 있다.

구미의 경제단체 및 경제지원기관 관계자들은 "올해가 구미공단 조성 50주년을 맞는 의미있는 해인 만큼 정부 차원에서 구미경제 위기 탈출구 및 해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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