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부활절 테러' 이후 현지 무슬림 사회가 보복 공포에 시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24일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이슬람국가(IS) 등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이 이번 테러의 배후로 알려지면서 현지 무슬림에 대한 비난 움직임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스리랑카 정부가 테러 직후 사회 혼란을 막기 위해 왓츠앱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차단했지만, 이를 뚫고 무슬림을 증오하는 메시지가 등장했다.
이슬람교도가 사는 주택이나 무슬림 기업인에게 돌이 날아드는 일은 물론 일부 무슬림은 성난 기독교 군중에게 집단 폭행까지 당했다.
수도 콜롬보 인근에서 보석가게를 운영하는 모하마드 진나는 WP에 "우리도 이번 테러를 일으킨 이들을 진심으로 비난한다"며 "하지만 사람들은 테러가 우리 무슬림에 의해 일어났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보복 우려가 고조되자 일부 이슬람사원(모스크)은 경찰에 정문 경비를 강화해달라고 요청했다. 사원 입장 때 모든 가방을 검사한다는 안내문을 붙인 곳도 있다.
무슬림 사회는 정보당국 등에 의한 수색, 체포 등으로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다.
지도자들은 "기독교인보다도 이번 혼란을 이용해 갈등을 일으키려는 이들에 의한 공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스리랑카의 무슬림은 전체 인구의 10%가량 차지한다.
불교도(70%), 힌두교도(13%)보다는 수가 적고 기독교도(7%)보다는 많다. 일부 경제적 부를 일군 이도 있지만 대부분 가난하게 산다.
무슬림 사회는 테러 후 희생자 가족과 다른 종교인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여러 노력을 하는 중이다.
모스크에서 내보내는 기도 알림 방송을 중지했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게시물도 내걸었다.
희생자 장례식 자원봉사자를 위해 음식도 제공했다.
콜롬보의 한 이슬람사원 관리자로 일하는 샤피 물라는 "기독교인은 우리와 늘 형제처럼 지냈다"며 "하지만 다른 일부 사람들은 복수를 원하는 것 같아서 우리는 두렵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스리랑카에서는 호텔과 교회 등 전국 8곳에서 동시다발적인 폭발 테러가 발생, 지금까지 359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스리랑카 정부는 이 테러의 배후로 현지 극단주의 이슬람조직 NTJ(내셔널 타우히트 자마트)와 JMI(잠미야툴 밀라투 이브라힘)를 지목했고, IS가 배후를 자처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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