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대구시민들의 화제 중 하나는 내년 총선 3선 이상 대구 중진 국회의원의 당선 여부다. 4선 의원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수성갑), 주호영 자유한국당(수성을), 유승민 바른미래당(동을) 의원이며, 3선 의원은 조원진 대한애국당 의원(달서병)이다. 이들 네 의원의 당은 모두 다르다. 가히 '4인 4당 4색'이라 부를만하다.
지난 19대 총선으로 시계를 돌려보자. 당시 대구 12명 국회의원은 모두 새누리당(옛 한국당) 소속이었다. 대구는 '작대기만 꽂으면 당선'이라는 공식이 적용된다는 오명을 들었다. 하지만 20대 총선에서 상황이 바뀌었다. 새누리당 8명, 민주당 1명, 무소속 3명으로 새누리당 아성이 무너졌다. 이 변화의 중심엔 중진 의원이 있었다. 김부겸 의원은 1988년 소선거구제 도입 이래 대구에서 처음 당선된 민주당 의원이 됐다. 새누리당의 공천파동으로 주호영 의원과 유승민 의원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해 당선됐다.
현재 대구 국회의원의 정당 구성은 민주당 2명, 한국당 8명, 바른미래당 1명, 대한애국당 1명으로 바뀌었다. 일당에서 다당으로 됐다. 대구 정치에 컬러풀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정치 컬러풀 시대'를 맞았지만 시민의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다. 이들 국회의원의 선수를 높여줬지만 대구를 위해서 한 일이 없다는 불만을 토로한다. 대구를 위해서 앞장서서 끌고 나가는 의원이 없다는 비판이 거세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이들을 크게 키워줬지만 대구는 제쳐두고 중앙정치만 신경쓰다 초선보다 더 일을 안 한 꼴이 됐다는 주장도 있다. 선수로만 보면 각 당에서 대구의 현안에 대해 원내대표단도 설득할 수 있을 정도의 역량을 갖고 있는 인재들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너무나 무기력하다. 4선이 되어도 이런데 굳이 선수를 하나 더 늘려준다고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다.
김부겸 의원은 행정안전부 장관을 마치고 2년여 만에 여의도와 대구로 돌아왔지만 지역에서 커지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반감에 부담을 느낀다. 주호영 의원은 올해 전당대회 대표 선거에 출사표를 던졌다가 중도에 포기하면서 정치역량에 한계를 드러냈다. 유승민 의원도 지역에서의 활동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어 지역 내 충성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얘기가 나온다. 3선인 조원진 의원은 3년 내내 '박근혜 전 대통령'만 부르짖고 있다.
이들 네 의원은 정파나 개인의 신념에 따라 각자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시민들은 대구를 살리는 데 같이 힘을 모으겠다는 분명한 의지를 보고 싶어한다. 그래야 내년 총선에서 시민들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 중진들은 정파의 이익을 내려놓고 오롯이 대구의 발전을 위해서 자기를 키워준 대구시민들께 보답하는 마음으로 국회에 가서 중진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겠다는 각오를 가져야 한다.
내년 총선은 지역을 위해서 일을 할 수 있는 일꾼을 뽑는 선거다. 더이상 대구경북(TK) 패싱 당하는 꼴을 지켜볼 대구 시민은 없다. 누가 민주당이냐, 한국당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누가 대구를 위해서 더 일을 잘 할 수 있는가를 볼 뿐이다. 김부겸, 주호영, 유승민 의원이 내년 총선에서 당선이 된다면 5선이 된다. 국회의장 후보감이다. 정치적 영향력이 적지 않게 된다. 중진 의원들이 대구 발전을 위해 더 분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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