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 소재 50대 남성 대학교수가 대부분…한국감정원, 한국가스공사 등 수도권 인사로만 채워
대구로 이전해 온 공공기관 사외이사 상당수는 서울·경기 등 수도권 인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혁신도시 특별법으로 지역인재 채용 비율은 점차 늘고 있지만, 경영진의 수도권 집중 현상은 여전한 셈이다. 이밖에도 전체 사외이사 가운데는 기관 성격과 무관한 친정부 인사 등이 상당수 포진해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사진 수도권 집중 여전
매일신문이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를 통해 대구 이전 공공기관 9개 사외이사(비상임이사·감사포함) 현황을 살펴본 결과 모두 61명 가운데 서울·경기 등 수도권 인사가 36명(59.01%), 대구경북 인사는 9명(14.75%)으로 조사됐다.
이들의 평균 연령은 58세로 남성(46명·75.40%)이 대다수였으며 직업은 대학교수가 29명(47.54%)으로 가장 많았고, 기업·연구소장(임원 포함)이 10명(16.39%)으로 뒤를 이었다. 사외이사진의 지역별 분류는 현 직장 소재지를 기준으로 분류했으며, 현 직장이 없을 시에는 대표 경력을 기준으로 삼았다. 아울러 상임이사, 당연직 이사는 제외하고 감사는 현황에 포함했다.
지역 인사가 한 명도 없는 곳은 한국감정원, 한국가스공사, 한국정보화진흥원 등 3곳이었다. 전 기획예산처 정부개혁실 행정2팀장, 서울주택도시공사 SH 도시연구원 원장 등을 사외이사로 두고 있는 한국감정원은 6명 가운데 5명을 수도권 인사로 채웠다.
수도권 외 인사는 세종시 법률고문을 맡고 있는 이세영(56) 법무법인 새롬 대표변호사가 유일했다. 한국감정원의 사외이사는 공개모집과 임원추천위원회 추천을 거쳐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명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임명하는 한국정보화진흥원 사외이사는 모두 서울에서 활동하는 인사들로만 채워졌고, 한국가스공사는 광주시 정무부시장을 지낸 이병화 조선대 경제학과 교수 등 광주전남 인사 2명과 서울경기·부산 인사 4명이 사외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가스공사 관계자는 "임원을 뽑을 때 지역할당과 관련한 특별한 기준은 없다. 세부적인 이유에 대해선 따로 할 말이 없다"면서도 "국회 산자위 정책연구위원을 지낸 김의현(56) 이사가 현재는 대구에 거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공공기관들도 사정은 비슷했다. 대부분은 수도권 인사로 채우고 대구경북 인물 1명 정도가 이름을 올리는 수준이었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다른 기관 사정도 다 비슷할 것"이라고 답했다.
◆전문성 부족해 보이는 사외이사도 상당수
공공기관 사외이사에는 임기가 만료된 지 오래거나, 기관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 인사들도 다수 포진해있었다.
한국산업단지공단은 2016년 임명돼 지난해 9월 임기가 종료된 황영재(78) 동아대학교 산학협력단 연구교수, 김성기(77)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김춘규(70) 전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부회장 등이 최근까지도 직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산단공 관계자는 "모두 지난 정부에서 선임된 분들로 후임 인선이 늦어지면서 현재까지 직을 유지하게 됐다. 조만간 새 사외이사를 선임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신용보증기금(이하 신보)의 경우 비상임이사 7명 중 3명이 현직에서 물러난 지 오래된 인사였다. 태응렬(67)·최상현(46)·이평호(67) 이사는 각각 2014년과 2015년, 2010년 마지막 자리를 맡은 이후 별다른 경력이 없었다.
기관 성격과 어울리지 않는 인사도 상당수였다.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정책실장과 중·남구 지역위원회 사무국장 출신인 최상현 이사가 대표적이다.
한겨레신문사 국장 출신인 윤영미(56) 녹색소비자연대전국협의회 공동대표도 마찬가지다. 출신 경력만으로는 신용보증기금과의 연관성을 쉽게 추측하기 힘들다.
이에 대해 신보 측은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활용하기 위한 인사"라고 해명했다. 신보 관계자는 "임원 채용은 법률이 정한 바에 따라 적법하게 진행되고, 임원추천위원회의 결정 사항이다"면서 "정치와 언론 등 사회 다방면에서 활동한 인물의 식견이 본 기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고른 인사를 보인 곳은 이정우 전 경북대 교수가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장학재단이 사실상 유일했다. 한국장학재단은 엄창옥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이원창 법무법인 대구 변호사 등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외이사 2명을 포함해 충남, 서울, 경기, 대전에서 활동하는 사외이사를 각각 1명씩 선임했다.
이정우 이사장은 "대구 인사가 매우 적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기관에 비하면 많은 편이라니 새삼 놀랍다. 지역을 잘 이해하는 사람이 의사결정에서도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임원의 지역인재 비율도 점차 높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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