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자체 중 유일하게 4차선 도로가 없는 지역, 정부가 목표하는 30분 내 고속도로 진입가능 구역에 포함되지 않은 곳, 철도가 없는 지자체….
교통 오지(奧地) 영양에 붙은 불명예스러운 수식어들이다.
이처럼 교통 소외에서 벗어나기 위해 영양군이 사활을 걸고 나섰다.
지난해 7월 취임한 오도창 영양군수는 고속도로 개설 효과와 지역의 다양한 문화관광 인프라를 제대로 알리기 위한 교통 개선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고속도로 개통 2년에도 혜택 못 봐
2009년부터 8년간 2조7천50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 '상주~영덕간 고속도로'(길이 107.6km)가 2016년 1월 개통됐다.
상주에서 의성~안동~청송~영덕을 잇는 상주~영덕간 고속도로 개통은 낙후된 경북 북부지역을 발전시키고 청원~상주고속도로와의 연계 등으로 수도권 접근성을 한층 높이는 효과를 가져왔다.
영양 또한 당초 접근성 향상과 고속도로 개통 효과를 누릴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개통 2년이 흐른 지금 이런 기대는 물거품이 되고 있다.
상주~영덕간 고속도로 개통으로 의성, 안동, 청송, 영덕, 울진은 관광객과 유동인구 증가로 고속도로 개통 특수를 톡톡히 누리고 있지만, 육지 속의 교통섬이 된 영양군만 여전히 교통 낙후성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속도로 대체 접속도로가 개설되지 않았고 영양읍 소재지와 고속도로 IC를 잇는 국도 31호선이 2차선에 불과해 영양에서 가장 가까운 동청송·영양 IC 진입에만 30분 이상 걸리고 있다. 그만큼 고속도로 개통에 따른 이동시간 감소 기능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경상북도는 동청송·영양IC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684억원을 들여 지방도 920호선(영양읍 현리~진보면 신촌리) 18.6km에 대해 고속도로 접속 지방도 확포장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먼저 석보면 답곡리~진보면 신촌리를 잇는 미개통 구간 3.0km에 대해 110억원을 확보해 설계·발주를 준비하고 있다.
영양군 관계자는 "고속도로 개통 이후 다른 지역의 다양한 발전과 달리 영양지역은 아직도 교통 소외지역으로 남아있다"며 "고속도로와 접속도로 개설공사를 하루라도 빨리 앞당겨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교통정책서 잇따라 제외
영양은 그동안 교통소외 불명예를 벗어나고 지역의 다양한 문화관광 자원 활용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 사통팔달의 도로기능을 갖추고자 수차례 교통 정책적 배려를 희망했다.
국도 31호선 입암~영양 간 도로 선형개량을 건의했으나 교통량과 경제성이 낮다는 이유로 정부 예타에서 번번이 탈락, 2016년 8월 수립된 '제4차 국도·국지도 5개년' 계획에 반영되지 못했다.
또한 2017년 1월 발표된 '제1차 고속도로 건설 5개년' 계획에도 영천~영양~강원 양구를 잇는 남북 6축 고속도로는 경제성 논리에 막혀 반영되지 못해 주민들이 실망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영양군은 '국가균형발전특별법'에 따라 낙후도가 최하위인 지자체로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국가의 특별 배려가 필요한 성장촉진 지역과 지역활성화 지역으로 지정됐지만, 교통 여건 개선만큼은 여전히 실현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안동과 영양을 잇는 60.7㎞ 구간 가운데 추월 차선이 4곳 밖에 없어 도로 여건상 영양군민들은 잠재적 교통법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대부분 구간에서 차선변경이 어려워 거북이 운행 시 심각한 교통체증 유발하고, 급커브 주행 시 반대차선 침범이나 꼬리물기 등이 빈번한 것이다.
◆국도 31호선 확장공사로 돌파구 기대
영양군은 '상주~영덕간 고속도로' 개통 효과를 누리고, 교통인프라 확충과 교통복지 향상을 위해서라도 31번 국도 진보면 월전리~영양읍 서부리 구간 16km에 대한 4차선 확장공사(총공사비 2천억원 예상)를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
실제 영양군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1천여 명의 군민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영양군 도로망 의견수렴을 위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주민 82%가 31번 국도 4차선 확·포장이 매우 시급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영양군은 이를 바탕으로 최근 지역간 불균형 해소와 교통여건이 열악한 낙후지역 연계 도로망 확충을 위해 국도 31호선 4차로 확장을 정부에 건의했다.
건의안에는 봉화~울진간 국도 36호선 47.6km 확·포장과 봉화 소천~태백 도계간 국도 31호선 20.2km 등 영양과 맞붙은 지역의 도로 개선사업을 순조롭지만, 영양지역을 지나는 구간은 단절 상태라는 점도 강조했다.
오 군수는 "전국에서 가장 열악한 영양군의 성장 돌파구 마련과 주민 소득증대 등을 위해서는 국도 31호선 확·포장사업이 절실하다"며 "정부가 제5차 국도·국지도 건설 5개년 계획에 반영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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