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의과대학 입학 40주년을 앞두고 모처럼 동기 모임을 했다. 오랜만에 만나 이런 저런 대화 중 한 친구가 건망증과 치매 차이점을 대해 재미있는 예를 들어가며 우스개 얘기를 하여 주변 친구들이 박장대소했다.
그 친구 왈, 차 열쇠를 어디에 두었는지 까먹었거나 잘 기억나지 않는다면 건망증이고, 차 열쇠를 들고 어떻게 시동을 거는지 기억이 나지 않으면 치매이다. 식당에서 밥 먹고 나오면서 계산을 안했다고 지적할 때 계산을 깜박했다고 하면 건망증, 계산을 했는지 긴가민가하면 경도인지장애, 계산을 왜 하지라면 치매이다. 즉 건망증은 사건의 일부가 일시적으로 기억나지 않지만, 힌트를 주면 바로 알고, 본인이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한다. 즉 약속시간이 잘 생각나지 않거나, 집이나 핸드폰 비번이 생각나지 않는 걸 건망증이라고 한다. 반면, 치매 초기는 사건 자체가 기억나지 않거나, 힌트를 주어도 기억을 못하고, 본인이 기억력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다.
치매는 그 자체가 하나의 질환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가지 원인에 의한 뇌손상으로 기억력을 위시한 여러 인지기능의 장애가 생겨 예전 수준의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포괄적인 용어이다.
2018년 보건복지부 중앙치매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 인구 중 치매 환자 수는 70여만명으로 조사됐다. 전년도 같은 조사보다 4만명이 넘게 늘었다. 우리나라 치매 유병률은10%로, 65세 이상 노인 10명 중 1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는 얘기다. 중앙치매센터는 치매 환자 수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며, 2024년 100만명, 2039년 200만명, 2050년에는 3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치매도 당뇨병이나 고혈압처럼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일종의 노인병으로, 고령 인구가 많아지면 환자 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지만, 현재 우리나라 치매 환자는 영국이나 미국 등 보건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긴장해야 하는 수치임에는 분명하다고 했다.
다른 모든 질병과 같이 치매도 미리 예방하거나 조기에 진단하여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생활 속에서 치매 발병 위험을 낮추는 방법으로 먼저 3권(즐길 것), 3금(참을 것), 3행(챙길 것)을 추천한다.
즉 3권에서 즐기고 권해야할 3가지는 운동은 일주일에 3번 이상 걷기, 식사는 채소와 생선을 골고루 먹기, 부지런히 읽고 쓰기이다. 3금에서 참고 절재를 해야 할 3가지는 금연, 금주, 머리를 다치지 않는 것이다. 3행에서는 챙기고 행동으로 옮겨야 될 것으로 정기건강검진, 가족과 친구들을 자주 연락하고 만나고, 매년 보건소에서 치매 조기 검진을 받기를 권고한다.
치매도 어떤 의미에서 생활습관병이라고 말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환자 발생을 줄일 수 있다.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주변 가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환자의 생활 습관, 행동 패턴 변화 등에 꾸준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치매도 초기에 발견하면 진행 속도를 늦추거나 증상 악화를 막을 수 있는 질환인 만큼, 경도 인지 단계에서부터 적극적인 치료 및 관리가 중요하다.
치매, 장수시대 그림자로 체계적인 관리가 중요하다.
고석봉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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