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1만7천여 명의 전국 최소단위 지자체인 영양군은 각종 기관이 인근 지역과 통폐합한다는 소식이 들려오는 등 지역소멸 위기를 맞고 있다. 게다가 지역 민심은 잇따른 선거로 인해 사분오열, 앞이 캄캄한 암흑같은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위기 속에 빠져든 영양의 현실을 안타깝게 여긴 오도창 영양군수와 박홍열 영천시장애인복지관장 등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맞붙었던 정치적 경쟁자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손을 맞잡기로 결의했다.

15일 영양군청 대회의실에서는 오 군수와 박 관장 등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경쟁했던 당사자와 지지자들이 함께해 '우리는 원래 하나입니다'라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오 군수와 박 관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맞붙어 59표 차의 박빙 승부를 펼쳤다.
선거 과정에서 오 군수의 딸(33·영양군청 공무원)이 "박홍열 후보가 연설에서 저희 아버지가 결혼을 두번해 군수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는 내용의 연설과 동영상을 베포해 법적 공방으로 이어져 왔다.
오 씨는 지난 3월 12일 대구지법 제11형사부(김상윤 부장판사) 국민참여재판을 통해 벌금 250만 원을 선고받아, 대법원 확정 판결시 공직자 신분을 박탈당할 위기에 놓였다.
하지만, 지역소멸 위기가 높아지고 지역민심이 갈라지는 상황을 지켜볼 수 없었던 경쟁 당사자들은 지금까지의 모든 갈등을 내려놓고 손을 맞잡아 지역발전에 함께 나서기로 했다.

오 군수와 박 관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해 6·13시 지방선거가 끝난 지 300여일이 흘렀다. 선거 이후 지역 미래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바로 민심의 분열과 갈등"이라 했다.
또, "갈등과 반목, 민심 분열의 중심에 내려 놓고 두 사람이 그동안의 모든 갈등을 내려 놓고 오직 영양 발전을 위해 뜻을 함께 모을 것을 군민 여러분 앞에서 약속" 했다.
이날 두 사람은 ▷일체의 분열과 갈등을 초래하는 말과 행동을 하지 않을 것 ▷지역사회와 공직사회에서 선거 후유증으로 비칠 수 있는 일체의 행위를 실행하지 않을 것 ▷상호 존중하고, 정치적 경쟁자에서 지역발전, 군정의 동반자로 함께 하기를 약속 ▷자신들을 지지했던 지지자들과 단체들을 이해시키고 설득시켜, 지역 갈등의 요인들을 없애 나가는데 노력할 것 등 4개 항에 합의했다.
오도창 영양군수는 "그동안 딸의 선거유세로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 박홍열 선배께도 마음의 상처를 줘서 송구스럽다"며 "이제 모든 걸 내려놓고 지역발전에 함께하겠다는 통 큰 결정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박홍열 영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장은 "오 군수의 공개적 진정어린 사과와 지역의 어려운 현실을 지켜볼 수 없어, 선거과정의 잘잘못을 털어버리고 오 씨의 고소 취하 등 서로 화합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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