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나쁜기업 전성시대'…"우연 아닌 구조문제" 진단

입력 2019-04-14 16:14:12

페북·보잉·골드만삭스 등 굴지기업 연일 사건기사
"규제완화·솜방망이 사법·독과점 탓 '범죄배짱' 커졌다"

미국을 대표하는 거대 기업들의 범죄가 연일 매스미디어에 오르내리고 있다.

미국에서 2016년 이후 일반에 알려진 범죄에 연루된 기업들의 주식 시가총액이 최소 1천700조원, 피해 소비자가 최소 2억명을 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산업계가 이 지경에 이른 배경에는 공익을 해쳐도 그에 걸맞은 책임을 묻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다는 비판이 뒤따르고 있다.

14일 글로벌 매체들을 살펴보면 페이스북, 보잉, 골드만삭스, 웰스파고, 몬샌토 등 미국 기업들이 연루된 사건에 대한 보도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업체인 페이스북은 프라이버시 침해와 선거운동 개입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미국 연방 검찰은 페이스북이 사용자 수천만 명의 개인정보를 제휴기업들과 공유한 혐의를 수사하는 것으로 보도됐다.

페이스북은 2016년 미국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후보를 지원하던 정치 컨설팅업체 케임브리지 애널리티카가 사용자 8천700만명의 개인정보를 선거운동에 활용한 사실이 적발됨에 따라 이미 수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은 작년 10월 인도네시아, 올해 3월 에티오피아에서 보잉 737 맥스8 기종이 잇따라 추락하자 안전성 문제 때문에 입건됐다.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말레이시아 국부펀드인 1MDB를 둘러싼 사기·횡령·돈세탁에 휘말려 말레이시아와 미국에서 수사를 받고 있다.

대형은행인 웰스파고는 2016년 고객 동의 없이 350만개가 넘는 유령계좌를 개설한 범죄가 적발돼 사법처리됐다.

세계적 농약업체 몬샌토는 간판 제초제 '라운드업'의 발암성을 알리지 않은 정황 때문에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다.

미국에서 대기업들의 범죄나 중대과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펼쳐지는 풍경은 우연이 아니라는 시각이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자체조사에서 2016년 이후 공개된 대형사건에 연루된 미국 기업들의 주식시장 시가총액이 1조5천400억 달러(약 1천755조원)라고 추산했다.

그러면서 이들 기업의 사건 때문에 피해를 본 소비자가 최소 2억명에 달한다고 공익에 대한 악영향을 계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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