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자력갱생 강조...대화도, 도발도 않는 '전략적 인내' 선택한 듯

입력 2019-04-11 16:09:12

黨전원회의서 "'제재로 굴복' 오판에 타격줘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정치국 확대회의에 이어 노동당 전원회의에서도 '자력갱생'을 강조하며 경제발전 노선에서 이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피력, '전략적 인내'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통신과 조선중앙방송은 11일 김 위원장이 전날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에서 "최근에 진행된 조미(북미)수뇌회담의 기본취지와 우리 당의 입장"에 대하여 밝히면서 "우리나라의 조건과 실정에 맞고 우리의 힘과 기술, 자원에 의거한 자립적 민족경제에 토대하여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건설을 더욱 줄기차게 전진시켜 나감으로써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 매체들이 전한 회의 내용을 보면 김 위원장은 '자력갱생'이란 단어를 25차례나 언급했으며 미국을 향한 강경 발언이나 핵 관련 언급은 없었다.

김 위원장이 이처럼 자력갱생을 강조한 것은,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고심 끝에 '전략적 인내'라는 '새로운 길'을 선택해 가는 것으로 보인다. '자력갱생을 통한 경제발전'을 '포스트 하노이' 노선으로 선택하고 공식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김 위원장은 미국의 일괄타결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렇다고 해서 작년 당 전원회의에서 선언한 '경제발전 총력집중' 노선에서도 탈선하지 않겠다는 이른바 '현상유지' 정책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화도, 도발도 하지 않고 현 상황을 유지하면서 상대방의 입장이 바뀔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북한 매체들은 '조직문제'도 논의됐다고 밝혔다. 중앙방송은 박봉주 내각 총리를 당 부위원장으로 선거했다고 전해 총리를 교체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북한의 대미외교 핵심인 최선희 외무성 부상과 삼지연관현악단장인 현송월 당 부부장은 당 중앙위원에 진입했다. 결렬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의 '사령탑'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인사이동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어 건재한 것으로 보인다. 김지석 선임기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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