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당·정·청 협의회가 단계적 고교 무상교육을 시행하기로 발표하면서 각 시·도 교육청은 그야말로 '발등에 불 떨어진' 격이 됐다. 당장 올해 2학기 실시되는 고등학교 3학년 무상교육 소요 예산을 전부 떠안아야 해, 일선 학교 등에 쓰일 환경개선비용까지 끌어다 부랴부랴 재원 마련에 나서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2021년부터 매년 579억원 부담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올해 2학기부터 실시하는 고3 무상교육으로 혜택을 받는 대구지역 고3 학생(2019학년도 학생 수 기준)은 총 2만5천985명 중 자사고, 사립특목고 등을 제외한 2만4천28명(92.5%)이다. 2021년 전체 학년으로 무상교육이 확대되면 전체 7만1천906명 중 6만5천995명(91.8%)이 대상이 된다.
문제는 재원 확보다. 시교육청은 올 2학기 고3 무상교육에 134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비 등 총 소요액 195억원에서 저소득층 등 기존 지원액 59억원, 지방자치단체 기존 지원액 2억원을 제한 금액이다.
내년에는 무상교육 대상이 고 2·3학년이며, 2021년에는 고등학생 전체로 확대 적용된다.
당정청은 내년부터 2024년까지 지자체의 기존 지원액을 제외한 고교 무상교육 총 소요액의 50%씩을 중앙정부와 교육청이 부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총 소요액 772억원(193억원X4개 학기)의 절반인 386억원을, 2021년부터는 1천158억원(193억원X6개 학기)의 절반인 579억원을 시교육청이 매년 부담해야할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을 2024년까지로 한정한 데다, 아직 지원 비율이 확정되지 않고 법적 근거 마련 등 절차가 남아있어 올해 말까지 다소 혼란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올 2학기 고교 무상교육에 따른 예산은 모두 시교육청 자체 예산으로 부담해야하는 형편이다.
시교육청은 우선 지난해 정부의 내국세 초과 징수에 따라 올해 교육부에서 추가로 교부할 예정인 지방교육재정부담금에다 교육청의 시설환경개선비, 각종 운영비 등 절감분을 더해 추가경정 예산을 편성하기로 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부의 지방교육재정부담금 규모가 얼마나 될지, 지원 교부금 비율이 50% 그대로 갈지 등 확정된 것이 아직 없는 상황"이라며 "우선 일선 학교에 투입될 예정이었던 환경개선비 등을 절감해 무상교육 예산에 투입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경북도교육청, 학교시설 개선 투자금 등으로 재원 마련
경북도교육청도 당장 오는 9월부터 실시될 고교 무상교육을 앞두고 급하게 재원 마련에 나섰다.
9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올 2학기 고등학교 3학년 무상교육에 투입해야 할 자체 예산은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 대금 등을 포함한 총 소요액 136억에서 기존 지원액 등을 뺀 78억원가량으로 추산된다.
당정청 협의회가 내년부터는 소요액의 50%를 중앙정부와 교육청이 나눠 부담하기로 하면서 고 2·3학년으로 확대 실시하는 내년에는 총 312억원 중 절반인 156억원을, 전 학년으로 확대하는 2021년에는 468억원 중 234억원을 도교육청이 부담해야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도교육청은 기존 학교시설 개선사업에 배정된 예산을 2학기 무상교육에 투입하기로 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그동안 학교시설 개선에 많이 투자해왔다. 어느 정도 학교 여건이 좋아졌다고 보고, 중요한 시설 개선사업을 제외한 예산을 무상교육에 쓰기로 했다"며 "현재 도교육청 차원의 대규모 투자 사업이 없는 데다 교육부가 지난해 세수를 많이 거둬 교부금이 충분할 것으로 판단된다. 재원 확보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무상교육 추가 소요액은 추정치일 뿐, 교과서 대금 인상 등 재원 확보에 있어 변수가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교육청들은 이날 오전 당정청 협의회의 발표를 예상하지 못한 탓에 급하게 대책을 마련해 후폭풍도 우려되고 있다.
또 다른 도교육청 관계자는 "올해 기준으로 추산했으나, 교과서 대금이 1만원씩만 올라도 학생 수가 7만명이니 7억원을 더 부담해야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이어 "교육부 장관 취임 당시 올해부터 고교 무상교육을 하겠다고 밝혔기에 예측은 했지만, 공식적으로 공문을 받은 것이 없어 당장 오전에 발표 보도를 보고 알게 됐다"며 "2학기 무상교육 실시를 앞두고 시간이 다소 촉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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