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에서 이겼지만 과도한 비용 치러, 지느니만 못한 상황 일컫는 말
'승자의 저주'는 경쟁에서는 이겼지만 이를 위해 과도한 비용을 치르면서 위험에 빠지는 상황을 일컫는 말이다.
이 표현은 1950년대 미국 텍사스의 해양 석유채굴권 경매가 과도하게 달아오르면서 낙찰가가 실제 가치보다 과도해 낙찰자가 큰 손해를 입은 사례에서 유래됐다.
1950년대 미국 석유 기업들은 멕시코만의 석유 시추권 공개 입찰에 참여했으나 당시 석유매장량을 정확히 측정할 기술이 부족했던 탓에 적정 입찰가는 추측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입찰자들은 제각기 석유 매장량을 추정해 입찰가격을 써냈지만 과도한 경쟁이 벌어졌다. 결국 2천만 달러를 제시한 기업이 시추권을 땄지만 실제 매장량의 가치는 1천만 달러에 불과했다.
1971년 석유회사에서 근무한 E.C. 카펜 등 3명의 엔지니어가 이와 관련해 발표한 논문에서 처음 언급됐고, 1992년 미국 시카고대학 경영대학원의 리처드 탈러 교수가 저서 제목을 '승자의 저주'(The Winner's Curse)로 정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기업 인수합병 과정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성장잠재력이나 모기업과의 시너지 효과 등에 주목해 비싼 값에 대상 기업을 인수하지만 예기치 못한 상황 변화 등으로 모기업이 휘청거릴 수도 있다.
국내에서는 2000년대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벌였던 공격적인 인수합병 사례가 승자의 저주 사례로 자주 언급된다.
금호아시아나 그룹은 2006년에 대우건설, 2008년에 대한통운을 인수합병하며 재계 7위로 올라섰으나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에서 시작된 유동성 위기로 재무구조가 나빠지며 그룹 전체가 흔들렸다. 당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인수했던 대우건설, 대한통운은 물론 금호렌터카, 금호고속 등 다른 계열사들까지 매물로 내놓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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