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의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어떤 메시지로 공감할 수 있을까?"
일회성으로 소비되는 우리 시대 일상의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을 선보이면서, 사물에 대한 일반성 너머의 가치를 바라보고 그 가치를 시각적으로 소통하려는 물음과 해석이 설치작업을 통해 드러난 전시가 봉산문화회과 2층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다.
동시대 예술의 낯선 태도에 주목하는 봉산문화회관의 기획 '유리상자-아트스타 2019' 공모선전 작가전 두 번째인 '정진경, 다른 시선-외면하지 않기'전이 바로 그것이다.
판화를 전공한 정진경의 이 전시는 일상 사물에 깃든 '시대성'과 '내적 응답'을 유리 공간에 담아 작가가 선호하는 예술적 세계를 떠올리며 사물을 드로잉하는 작가의 신체행위를 통해 시공간적 상상력과 공감의 흔적을 남기려는 설정이다.
이에 대해 작가는 "쉽게 버려지는 일회용 플라스틱 사물들에 대해 외면하기가 아니라 오히려 정감을 느끼며 오랫동안 살펴보면서 그것의 조형미에도 매료되어 타인과는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때부터 정진경은 부서지거나 버려진 일회용 사물을 통째로, 또는 그 일부를 캐스팅하는 해위를 지속하게 됐다. 더군다나 하얀 명주실로 그 사물들을 한 가닥씩 쌓아서 그것들의 형태를 다시 구축하는 행위는 단순 재현이 아니라 별것 아닌 것에서 특별한 가치를 찾아내는 일종의 '발굴'처럼 보이기도 한다.
작가는 또 '다른 시선-외면하지 않기'에 주목해 자신의 '다른 시선'을 구조적으로 시각화해 '일반적인 시각'으로 세련되게 디자인했다. 이 눈에 띄도록 디자인된 '일반적인 시각'의 사이로 본질을 지향하는 '다른 시선'의 상징적 사물을 보이도록 설계하면서 4개의 유리면을 통해 여러 방향에서 관람자만의 다른 시선을 자각하도록 설정해 놓고 있다.
작가의 이 같은 행위는 현실 생활에서 예술적인 다른 시선의 경험을 감지하려는 몰입의 흔적이며 유리상자 안 허공에 그림을 그리는 공간 드로잉의 매력을 불러일으키는 내적 응답의 충만성인 것이다.
따라서 이런 설치작업은 일상적 감성에서 나아가 그 본래적 가치를 기억하려는 동시대성의 진술이자 미래 예견의 스펙트럼 내지는 예술적 경험의 확장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작가가 자신의 질문과 신체행위를 통해 스스로와의 만남과 관객과의 공감 혹은 유대의 경험이 세상과의 소통이라는 확장으로 그 가치의 지평을 넓혀간다는 점이 '다른 시선-외면하지 않기'의 웅변이다. 전시는 5월 26일(일)까지이다. 문의 053)661-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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