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권 바뀌어도 그대로"란 청년 발언에 공감하는 국민 많을 것

입력 2019-04-03 06:30:00

청와대 간담회 발언 중 눈물을 흘리는 청년단체 대표와 이를 바라보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이 대다수 일간지 1면에 나란히 실렸다. 엄창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대표는 "정부가 청년의 삶 전반을 진중하게 고민하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다. 정권이 바뀌었는데 청년 정책은 달라진 게 없다"며 눈물을 쏟았다. 청년 정책을 정부가 외면하는 데 대한 섭섭함이 눈물로 이어진 것이다.

문 대통령은 시민·청년단체 대표 100여 명과 간담회를 했다. 청년단체를 비롯해 보수단체까지 초청해 쓴소리를 들은 것은 환영할 일이다. "'촛불 정권'이라고 하는데 이 정부가 촛불에 타 버릴 수 있다는 위기감으로 민심을 들어야 한다" "다름을 인정해야 사회적 대화를 통한 합의와 국민 통합이 가능하다"는 등 문 대통령이 귀담아듣고 국정에 반영해야 할 고언(苦言)이 적지 않았다.

국민의 쓴소리를 대통령이 경청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더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이를 국정에 적극 반영해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를 내는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간담회 발언을 보면 우려가 앞선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해 문 대통령은 "노동자 소득을 올려주는 등 긍정적 성과는 계속하면서 노동력에서 밀려나는 분들이 없도록 소득의 양극화가 해소되는 사회 안전망까지 구축하는 데 더 노력하겠다"고 했다. 소득주도성장의 기본 방향이 맞기 때문에 '폐기'보다는 재정이 더 소요되는 사회 안전망 구축으로 '보완'하겠다는 말이다. "소득주도성장이라는 말은 상당히 세계적으로 족보가 있는 이야기"라는 발언에선 독선과 아집이 묻어난다.

"정권이 바뀌어도 그대로"란 청년단체 대표 말에 공감하는 국민이 많다는 사실을 문 대통령은 가슴에 새겨야 한다. 또한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국민에게 선사하고 있는가'를 문 대통령은 자문(自問)해야 한다. "국가 발전을 위해 실용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자신의 간담회 발언을 문 대통령이 먼저 실천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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