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군사력을 앞세워 만주벌판을 호령했던 고구려, 활발한 대외 교역과 높은 생산력을 바탕으로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던 백제. 두 나라 틈새에서 신라는 수세기 동안 약소국에 머물렀다. 이런 핸디캡을 가진 신라가 삼국통일의 대업을 이룩했다. 많은 학자들은 그 힘의 원천으로 '화랑정신'을 꼽는다.
'세속오계'(世俗五戒)로 대표되는 화랑정신은 왕족부터 하층민에 이르기까지 전 사회를 관통하면서 신라인 모두를 하나로 묶는 역할을 했다.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이자 걸출한 사학자였던 신채호 선생도 저서 '조선상고사'에서 "조선을 조선답게 만든 이는 화랑이며 화랑의 역사를 모르고는 조선사를 말할 수 없다"고 했다.

경주 화랑마을은 화랑정신과 문화를 계승하고 재조명하기 위해 만든 복합문화공간이다. 2013년부터 국비와 지방비 918억원을 들여 석장동 송화산 자락 28만8천여㎡ 터에 화랑마을을 조성해 지난해 10월 문을 열었다.
이곳은 벌써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아이와 함께 가볼만한 곳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화랑정신과 문화를 소개하는 전시관, 화랑도를 체험하는 풍류관, 신라복장·다도 등을 체험하는 명상관, 자연에서 심신을 수련하는 화랑 무예체험장, 화랑공원 등을 다양한 체험시설을 두루 갖췄다.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의 전시관에선 화랑 역사와 생활상, 전통무예와 풍류문화를 입체 그래픽과 터치스크린, 전자앨범 등 첨단기기를 활용해 체험할 수 있다. 신라승려 혜초의 왕오천축국전을 테마로 한 VR체험관에서는 젊은 혜초가 겪은 여정을 가상현실로 경험할 수 있다.
숙박시설도 있다. 단체숙박동인 신라관은 52개 객실에서 338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다. 펜션형 한옥 10동이 모여 있는 육부촌은 소규모 인원이 전통한옥을 체험할 수 있는 숙박시설이다. 그밖에 캠핑을 즐길 수 있는 야영장도 갖췄다.
화랑마을은 경주시가 직접 운영한다. 이런 이유로 지역 숙박업주들로부터 "경주시가 세금으로 숙박시설까지 운영하며 주민 생존권을 위협한다"는 항의도 받았다.
이에 따라 시는 신라관을 단순 숙박객이나 수학여행객에겐 빌려주지 않는다는 방침을 세웠다. 체험활동을 위한 단체이용객에 대해서도 숙박업계가 요청하면 숙박은 외부 숙박업체에서 하고, 대관이나 체험활동은 화랑마을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박원철 화랑마을 촌장은 "지역 숙박업계와 상생할 수 있도록 화랑마을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명소로 만들어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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