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남강서원 에스페란토 국제어 산실로 자리매김

입력 2019-03-25 16:01:41

23, 24일 남강에스페란토학교·한일 국제연수회 120여명 참가
한국전쟁 전후 대구지역에 학회 및 모임 집중적으로 중요한 역할

"청도 각북면 남강서원은 21년째 남강 에스페란토학교를 열어 국제어를 배우는 산실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국제공용어로 알려진 에스페란토 사용자들이 청도에서 모여 교류와 친교 및 학습을 함께하는 잔치를 펼쳤다.

23, 24일 청도 각북면 남강서원과 오클랜드 펜션에서 매년 열리는 '제38차 남강에스페란토 학교'와 함께 '제2차 한일 에스페란토 국제연수회'가 열려 의미를 더했다. 이틀간 국내와 일본은 물론 호주, 러시아, 스페인에서 온 참가자 120여 명이 각국의 다양한 문화체험 속에 회화훈련을 하며 웃음꽃을 피웠다.

23, 24일 청도에서 열린 제2차 한일 에스페란토 국제연수회에서 한국에스페란토협회 관계자 및 참가자들이 대회운영 진행 상황을 논의하고 있다. 노진규 기자
23, 24일 청도에서 열린 제2차 한일 에스페란토 국제연수회에서 한국에스페란토협회 관계자 및 참가자들이 대회운영 진행 상황을 논의하고 있다. 노진규 기자

이번 연수회는 각국 참가자들이 단전호흡, 심폐소생술, 단식, 초상화그리기, 노래와 춤배우기, 요리 등 44개의 프로그램을 에스페란토 언어만 사용하며 갈고닦은 실력을 뽐냈다.

참가자들은 에스페란토 입문 계기로 호기심이나 일과 상관없는 취미, 영어가 아닌 국제어 배우기 등 시작 동기는 다양하다고 했다. 또한 문법과 단어를 어느 정도 배우면 나이와 상관없이 바로 대화가 되며, 국제어로 가장 간결하게 소통이 가능하다고 자랑했다.

한국에스페란토협회 박용승 부회장은 "에스페란토는 1개국 2언어를 기본으로 외국인과는 공통어로 대화하자는 취지이며, 강대국이 없는 공평한 언어"라고 전했다.

행사가 열리는 남강서원은 1537년 창건되어 오졸재 박한주 선생을 향사하는 곳으로 지난 1998년 서원이 복원된 이후부터 종중의 허락으로 21년 동안 매년 봄, 가을 남강 에스페란토학교를 열고 있다. 이곳은 해외에도 알려져 국제어를 배우는 학습 명소로 자리잡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국내 참가자들은 에스페란토 도입 초창기에는 대구지역이 중요한 역할을 했고, 인연이 깊다고 입을 모았다. 에스페란토는 일제강점기 독립운동에도 에스페란토 중립어로 해외에 소식을 알리는 민족애국운동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또한 한국전쟁 전후 대구지역에 에스페란토 학회와 모임이 집중됐고, 지난 1975년 대구와 서울 모임이 힘을 모아 한국에스페란토협회가 설립됐다고 설명했다.

대구에서 참석한 이정섭씨는 "1970, 80년대만 해도 대구지역에서 원로 교수와 대학 동아리를 중심으로 에스페란토를 꽃피웠다"며 "현재는 침체기를 맞고 있지만, 대구는 저력있는 지역으로 부활하는데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23, 24일 청도에서 열린 제2차 한일 에스페란토 국제연수회에서 참가자들이 함께 모여 연수회 운영방안을 논의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국에스페란토협회 제공
23, 24일 청도에서 열린 제2차 한일 에스페란토 국제연수회에서 참가자들이 함께 모여 연수회 운영방안을 논의하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한국에스페란토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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