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원 대구시의원
서울과 부산에서는 시민들의 심야 이동권을 위해 자정부터 새벽까지 심야 버스 운행으로 큰 호응을 받고 있다. 서울의 경우 24시부터 다음 날 새벽 5시 30분까지 17개 노선에 70대의 심야 전용 시내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필자는 최근 경산에 위치한 5개 대학교 학생들과 대화 중에 대구에서 통학하는 대학생으로서 가장 필요한 게 안전하고 편리한 귀가를 위한 심야 버스 운행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구 인근 경산은 가히 대학촌이라 부를 만하다. 영남대, 대구한의대, 대구대, 대구가톨릭대, 경일대 등 5개 종합대학에 9만2천 명이 넘는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그중 대구에서 통학하는 학생 수는 약 3만 명이다. 5개 대학교 전체 학생 수의 32.4%가 매일 대구와 경산을 오가는 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셈이다.
대구에 집을 둔 학생들은 통학을 위해 가고 오는 데 하루 2시간에서 4시간을 버스 안에서 보내야 한다. 버스 막차 시간이 23시 30분이며 대학 도서관 운영 시간은 오전 6시부터 자정까지이거나 24시간 개방하고 있다. 대학생들의 오후 수업이 끝나는 시간은 오후 6시이며 대부분 7시쯤 저녁을 먹는다. 도서관 개방 시간과 버스 운행 마감 시간이 다르다 보니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이 3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취업 준비로 공부할 일이 많아 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이 우선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 학교 앞 자취방 구하기라고 한다. 그런데 학교 앞에서 자취를 하면서 드는 비용이 만만찮다.
학생들의 말에 따르면 방값 월 30만~40만원, 학교 식당을 주로 이용한다고 해도 식대가 45만원, 전기, 수도, 가스 등 각종 공과금 10만원 등 집에서 통학을 할 때보다 90만원 정도의 비용이 더 발생한다고 한다. 이는 대학 등록금 외에 추가로 드는 비용으로 가계에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심야 버스 운행은 위에서 지적한 여러 가지 사례들의 개선책으로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생각한다.
심야 버스를 운행하게 되면 첫째, 시민들이 더 늦게까지 바깥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학생들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도서관 운영 마감 시간까지 학교에 있을 수 있을 것이고, 자영업자들이나 관광객들에게도 편리한 교통수단이 되어줄 수 있다.
둘째, 심야 버스 운행은 지역 축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대구는 매년 여름 치맥 페스티벌을 개최하여, 전국의 관광객들과 젊은이들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축제가 비교적 늦은 시간까지 진행되는 것에 비해 버스 막차 시간은 턱없이 이르다. 몇 년 전, 서울에 사는 지인이 대구 치맥 페스티벌에 참가하기 위해 대구를 방문했던 경험이 있다. 축제 분위기를 즐기다 밤늦게 숙소로 돌아가려고 보니, 버스는 이미 끊겨 운행되지 않았고 급하게 지하철 막차에 올라타 겨우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대구에는 치맥 페스티벌 이외에도 청춘힙합 페스티벌, 들안길 먹거리 축제, 풍등 축제 등 밤늦게까지 행사를 진행하는 축제들이 있다. 심야 버스 운행은 축제에 참여한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안심하고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는 수단이 되어 줄 것이다.
학생과 시민들에게 심야 이동권을 보장하는 심야 버스 운행으로 시민 속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시민의 목소리를 더 많이 담아내는 대구시 행정을 기대한다.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