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테러범 프랑스 작가로부터 '영감'

입력 2019-03-18 15:05:36

'대전환' 작가 카뮈 테러 비난 '자신은 무고' 주장

뉴질랜드 모스크 총기 테러범 브랜턴 태런트가 프랑스 극우주의 성향의 작가 르노 카뮈로부터 영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카뮈에 대한 비난이 커지고 있다. 태런트는 카뮈의 작품인 '대전환'(The Great Replacement)을 테러 선언문 제목으로 삼고 내용도 많이 인용했다.

전환(Replacement)은 토착 백인들을 타지역 이민자들로 교체한다는 음모설을 일컫는 용어로 유럽 전역의 극우 정치인들이 즐겨 사용하면서 이민 논쟁에 필수적으로 등장하고 있다. 테러범 태런트는 테러 선언문에서 프랑스 방문을 통해 대전환의 실상을 목격하고 '폭력 사용의 동기'를 부여받았음을 시사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포린폴리시(FP)에 따르면 카뮈는 16일 테러범 태런트가 자신의 저서 내용을 인용한 데 대해 비난이 잇따르자 테러공격을 '범죄이고 우둔하며 끔찍한 것'으로 비난하면서 태런트가 자신의 구절을 '오용하고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범인 태런트는 카뮈가 식민주의에 비유한, 기존의 인구 구성이 새로운 이주민에 의해 교체되는 공포를 선언문에 반영되고 있다. 카뮈는 또 '나의 사랑 페기다(Pegida)'란 에세이에서 독일의 반이슬람 그룹인 페기다를 '동방의 떠오르는 희망' '반식민주의 투쟁을 벌이고 있는 해방전선'으로 찬양했다. 태런트는 선언문에서 카뮈의 이념을 반영,"대량 이민 위기는 유럽인(백인)에 대한 공격으로 이에 대처하지 않으면 궁극적으로 유럽인의 완전한 인종적, 문화적 교체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카뮈는 이에 대해 자신은 결코 살인을 옹호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그가 옹호해온 백인 민족주의가 나치즘과는 다르다면서 '인종은 존재하며 매우 중요한 것' '위협에 처한 인종을 비롯해 모든 인종이 보존되기를 기도한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극우이념 전문가인 장-이브 카뮈(르노와는 관계없음)는 "테러범 태런트가 르노 카뮈보다 '훨씬 극단적'이며 르노 카뮈는 폭력을 용인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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