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농부들을 위해 농장에 카페 만들어
조금 늦더라도 청년들이 농사일을 정확히 배울 수 있도록 지도해
지난 5일 경상북도 농업인회관에서는 경상북도정보화농업인연합회 제10대·11대 임원 이·취임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장에는 정보화농업인과 농업 관련 단체장, 관계기관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고 제10대 박신주(군위) 회장의 이임식과 제11대 윤수경(47·청송) 신임 회장 취임식 등이 열렸다.
신임 윤 회장은 취임사에서 "경상북도 정보화농업인의 위상 제고와 도연합회 발전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할 것"이라며 "로컬푸드 직거래 참여와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 구축, 시군 및 회원 간 통합마케팅 활동 등을 통해 농가소득을 증대하고 미래를 이끌어갈 농업·농촌의 주체로서 정보화농업인을 온라인 마케팅 전문가로 육성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12일 청송군 현동면 해뜨는농장에서 윤 회장을 만나 그가 구상하는 정보화농업인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인터뷰 전에 그의 사과농장을 둘러봤는데 보통의 농장과는 많은 부분이 달랐다. 농장 안에 카페 등 여가시설이 있었다. 기자 역시 이 카페에서 대화를 나눴다.
윤 회장은 "과수원 입구에 있는 이 공간이 다소 생소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공간은 농사일에 지친 농부들이 잠시 쉬며 숨 고르기를 하는 곳이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의 과수원 인근에는 풋살을 할 공간도 있고 공예 판매점도 있다. 이는 그가 2001년 청송으로 귀농한 뒤 오로지 정보화농업인으로 살아온 결과물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윤 회장은 "농촌 소멸이란 위기에 직면했지만 공기관에서는 돈으로 모든 걸 해결하려고 한다"며 "돈을 목적으로 온 사람은 돈 되지 않을 때 미련 없이 다시 떠나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나는 사회적 약자 중 취업이란 벽 앞에 선 '청년'에 주목하고 그들이 농업에 흥미를 얻어 자연스럽게 농촌으로 귀농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 있다"며 "청년들이 우리 농장을 거쳐 가면서 지금 우리 농장에 있는 생소한 공간을 그들이 만들었다"고 말했다.
윤 회장의 농장에 일하는 사람들은 아마 전국에서 손꼽을 정도로 젊을(?) 것이다. 농번기에는 윤 회장 부부의 모교인 경북대 농대 후배들을 모아 일을 시킨다. 일당을 다 주고 시키지만 대부분 밭일에 서툰 학생들이라 일을 한다기보다는 실습장이 돼버린다.
윤 회장은 "남편이 8시간 일하는 중 6시간 동안 말을 하는 것 같다"며 "조금 늦더라도 학생들이 농촌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다양한 경험과 정확한 방법을 알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수년간 그의 원칙과 방식이 학생들에게 전해지면서 지금 2명의 학생이 졸업 후 그의 농장에 머무르며 귀농을 꿈꾸고 있다. 이들은 농사를 짓는 것 외에도 공예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농산물 등을 e 마켓이나 유튜브 등의 공간에 자유롭게 소개·판매하면서 농촌의 제한된 판로를 확장하는데 큰 공을 세우고 있다.
윤 회장은 "결국 농촌에는 젊은 사람들이 필요하고 젊은 사람들이 자유롭게 농사짓고 농산물을 판매하고 고소득을 올린다면 힘든 도시 생활을 그리는 사람이 없을 것"이라며 "젊은 농부들이 더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정부 등 공기관에 의견을 관철하는 것이 우리 단체의 역할이며 나의 소명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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