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서 최고위원 입성 힘 모으지 못한 대구, 조직 결속력 다지기 급선무

입력 2019-03-04 18:04:16 수정 2019-03-04 22:40:37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윤재옥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7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당 최고위원에 출마한 윤재옥 후보가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대구 대표주자로 나선 윤재옥 의원(달서을)의 최고위원 입성 실패는 당내에서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음에도 표를 결집하지 못한 대구 정치권의 조직력 부재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역 당원들의 힘을 모을 당협위원회(당협) 3곳은 '선장' 없이 표류 중이고 그나마도 힘을 응집시킬 리더가 없어 전대 참패를 자초했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이에 따라 대구가 한국당 내에서의 지분 확보 등 보수 본가의 위상을 되찾으려면 약해진 조직을 단단히 묶을 결속력을 갖추는 것이 급선무로 떠오르고 있다. 조직력이 복원되고 힘 있는 한목소리로 지역 현안에 적극적으로 나설 때 돌아선 지역 민심까지 보듬을 수 있다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난 전대에 대구의 대표주자가 나섰음에도 대구의 당원 현장투표율은 4.17%에 그쳤다. 이는 전국 평균 4.71%에도 미치지 못한 수치다. 최종 득표수에는 지역별 투표율을 공개하지 않는 모바일 투표, 여론조사, 대의원 투표 등을 합산한다. 한국당 관계자는 "현장투표율은 그 지역의 조직 결속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돼 왔다"고 했다.

대구의 저조한 투표율은 대구 대표 주자를 위해 당원 등 지역 정치권의 결집이 이뤄지지 않았음을 방증한다.

대구 당협은 어수선하다. 12개 국회의원 지역구 중 9곳을 한국당이 차지하고 있으나 중남구, 동갑, 북을 지역구는 당협위원장이 공석이다. 북을은 홍준표 전 대표가 지난해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난 뒤 지금껏 공석이고 중남구와 동갑은 지난해 12월 당무감사를 통해 현역 국회의원의 당협위원장 자격을 박탈한 뒤 신임 당협위원장을 임명하지 못하고 있다.

수성갑과 동을은 신임 당협위원장이 임명됐으나 전당대회를 20일 앞둔 시점이어서 조직 장악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결국 9곳 당협 중 절반이 넘는 5곳 당협이 조직의 힘을 발휘할 수 없는 구조였던 셈이다.

대구 한 국회의원은 "대구시당 차원에서 '오더'를 내기는 어려운 상황이나 지역 의원들간에 대구 최고위원 입성에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각 당협에서 힘을 결집시켰다면 초라한 성적표는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어수선한 당협 상황, 최대주주로서의 의지 부족, 조직력을 결집시킬 리더의 부재를 전당대회 패배를 불러온 원인으로 꼽았다.

또 다른 국회의원은 "전당대회 결과는 지역 정치권의 민낯을 보인 것과 다름없다"며 "지역기반 다지기와 함께 지역 현안에 대해서는 힘을 결집하겠다는 정치권의 각성이 요구된다"고 했다.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