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군 개척사 관광지 조성…빈수레

입력 2019-03-03 21:30:00

관광지 시설지구 방치, 10년 이상 사유재산권 침해

관광지 시설지구로 지정됐지만 조성 사업이 흐지부지되면서 10년 이상 방치돼 있는 울릉군 서면 태하리 학포마을 주택. 박기호 기자
관광지 시설지구로 지정됐지만 조성 사업이 흐지부지되면서 10년 이상 방치돼 있는 울릉군 서면 태하리 학포마을 주택. 박기호 기자

울릉군이 서면 태하리 일대를 관광지구로 지정한 뒤 10년이 넘도록 이곳 사유지에 대한 토지수용과 사용 계획을 내놓지 않아 주민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관광지 공공편익 시설지구 등으로 지정되면 개인 토지라도 건축 등 해당 토지 사용에 제한을 받는다. 때문에 '심각한 사유재산권 침해'라는 목소리가 높다.

울릉군은 2006년부터 서면 태하리 일대에 개척사 관광지 조성을 구상했다. 이규원의 '울릉도 검찰일기'를 토대로 황토구미와 학포 유적 등을 발굴·복원한다는 계획이었다.

이에 따라 경북도는 2012년 황토구미와 학포 일대 15만여㎡를 개척사 관광지로 지정했다. 울릉도 개척의 역사가 살아 숨쉬는 문화자원과 자연경관을 연계해 테마가 있는 역사관광명소로 2015년까지 개발한다는 목표였다. 총사업비는 공공부문 예산 240억원과 민자유치 217억원 등 457억원 규모였다.

그러나 현재 공공부문 예산 240억원 중 토지 매입, 야영장 설치 등 관광지 기반조성과 공공시설공사에 67억원의 사업비만 투입된 상태다. 특히 민간자본 217억원을 유치해 숙박시설 등을 조성하겠다던 민자사업은 시작도 못했다.

결국 장기간에 걸친 토지 매입, 설계용역 업체의 부도, 문화재 정밀 발굴조사 문제 등이 얽히면서 개척사 관광지 조성사업은 흐지부지됐다.

그럼에도 불구, 관광지 시설지구 지정에 따른 건축행위 제한으로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는 여전히 크게 제약받고 있는 상태다. 주민들은 "관광지가 기본 인프라도 갖추지 못한 채 이름만 관광지구로 전락했다"며 "울릉군이 지난 10여년 간 끌어온 관광지 조성사업은 주민들을 기만한 사기였다"고 울분을 토했다.

울릉군 관계자는 "개척사 관광지의 일부 유적 복원과 조경시설을 할 계획"이라며 "관광지 조성사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행정절차를 밟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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