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릉군, 농어촌버스 운행체계 문제점 나 몰라라

입력 2019-02-20 06:30:00

일주도로 개통 후 버스요금 등 문제 불거져

울릉읍 도동 버스정류장에서 출발을 기다리는 농어촌버스. 박기호 기자
울릉읍 도동 버스정류장에서 출발을 기다리는 농어촌버스. 박기호 기자

최근 개편한 울릉군 농어촌버스 운행체계의 문제점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울릉군이 개선 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주민 불편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주민들은 "일부구간의 경우 환승이 안돼 요금을 추가 지불해야 하고, 버스종점인 도동 버스정류장의 정차 차량 증가로 일대에 교통혼잡 문제가 불거졌지만 군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울릉군은 일주도로 개통에 따라 지난달 14일 농어촌버스 노선을 개편했다. 버스는 중심지인 도동을 기점으로 양방향으로 순회한다. 북면 소재지인 천부리 주민들의 경우 1시간 이상 걸렸던 울릉읍 저동 여객선터미널을 25분, 도동 여객선터미널은 35분이면 오갈 수 있게 되는 등 북면 주민들의 불편은 크게 해소됐다.

하지만 일부 주민의 불편은 도리어 커졌다. 울릉읍은 도동을 사이에 두고 동쪽에는 저동, 서쪽에는 사동이 있다. 버스는 가운데 도동에서 양방향으로 출발해 일주도로를 한바퀴 돌아 다시 도동에 도착한다. 저동 주민이 25분 거리에 있는 사동에 가려면 2배 가까운 45분을 투자해야 한다. 저동에서 버스를 타고 10분 정도 걸려 도동으로 간 뒤 환승을 위해 20분 이상 기다렸다가 다시 15분 간 버스를 타고 사동으로 가야 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비용도 2배로 든다. 울릉읍 구역 버스요금은 1천원 단일요금이다. 하지만 버스환승시스템이 없다보니 저동과 사동을 오가는 승객들은 도동에서 버스를 갈아 타는 과정에서 버스비를 두 번(2천원) 내야 하는 탓이다.

교통사고 위험도 제기되고 있다. 버스 출발과 도착지인 도동 버스정류장 주변은 평소에도 도로가 좁아 사고 위험이 높은데다 여객선 입출항 시간에는 사람과 차량이 도로를 가득 채울 정도다. 도동 버스정류장에 종전에는 버스 3대가 정차했지만 지금은 많게는 5대가 동시 정차한다. 이들 버스는 정류장에 정차하기 위해 좁은 도로를 사선으로 점령한 뒤 후진해 정류장으로 진입해 일대 교통 혼잡이 더욱 가중됐다.

그런데도 울릉군은 교통체계 개선은 외면한 채 버스정보시스템(BIS)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버스정보시스템은 GPS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버스 도착 예정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울릉군 농어촌버스는 육지와 달리 운행체계가 매우 단순하다. 버스는 승강장별로 시간에 맟춰 1시간에 1대가 지나간다. 결국 1시간에 1대의 버스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수억원짜리 버스정보시스템 도입에 힘을 쏟고 있는 셈이다.

울릉군 관계자는 "버스요금 등 교통체계 문제 해결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버스정보시스템에는 관광·날씨·군정 정보도 부가로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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