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밤잠 설치는 아픈 허리, 수술 없이 통증 줄여보자

입력 2019-02-12 08:28:38 수정 2019-02-12 17:57:40

이동규 영남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이동규 영남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이동규 영남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중년 이후 허리통증 때문에 밤잠을 설쳐보지 않은 사람을 찾기 어렵다. 비단 중·노년층만이 아니다. 20~30대 젊은층 중에서도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평생을 살면서 한 번쯤 허리통증을 경험하는 사람이 무려 80~90%에 이른다는 것이 의료계의 설명이다.

이동규 영남대병원 교수(재활의학과)는 "대부분의 허리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들의 본질적인 원인은 퇴행성 변화"라면서 "노화의 과정으로 디스크의 기능이 저하되고, 그에 따른 변화들로 인해서 통증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 통증 예민도가 통증 강도를 변화시킨다

허리통증의 본질적인 원인을 노화라고 이야기하면 많은 환자들은 당황해하며 언짢아한다. "100세 시대에 이제 한창인 40, 50대인데 노화라니?" 특히 30대 젊은층이라면 황당함은 배가 될 것이다. 반면에 어르신들은 "늙어서 아픈 것이라는 데 무슨 대책이 있겠느냐?"면서 자포자기하기도 한다.

이 교수는 그러나 "노화가 진행된다는 것과 통증을 지속적으로 느낀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라며서 "노화가 많이 진행되어 척추의 변형이 온더라도 통증은 없거나, 있다 하더라도 별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도 많다."고 말했다. 반대로 척추의 퇴행성 변화가 별로 진행되지 않아도 심한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의 경우도 있다. 현재의 염증반응 또는 통증을 느끼는 예민도가 통증 강도를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환자들은 디스크 퇴행 등의 영상을 보게 되면 허리에 문제가 있으니 빨리 고쳐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기 쉽다. 하지만 퇴행성 척추 변형 자체는 일반적으로 호전되지 않는다. 물론 심한 변형에 의한 마비가 있거나 지속적으로 통증으로 어떠한 치료법으로도 호전이 없을 때는 수술을 통해 척추 변형을 교정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수술적 치료가 100%의 통증 호전을 약속하지는 않는다."며 "따라서 스스로 통증을 조절하는 방법을 알고 실천하는 것이 통증 없는 삶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 몸을 무리하지 마라

통증을 줄이기 위한 첫 번째 과제는 무리하지 않는 것이다. 디스크는 회복 능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므로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허리를 굽혀서 작업하는 환경에 지속적으로 노출되면 노화를 앞당긴다.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가 이미 심하게 있다면 오래 앉아 있지 않기, 허리로 무거운 물건을 들지 않고 다리로 물건 들기 등의 생활패턴 교정이 필요하다.

직업 등의 영향으로 생활습관 변화가 어렵다면, 그 다음의 해결책은 지속적인 운동이다.

허리 근력 강화, 허리 통증 감소에 좋다는 다양한 종류의 운동이 소개되고 있다. 사실 운동에 관해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고 있지만, 아직 허리 통증을 줄이는 운동에 대한 정량적이고 정확한 방법은 정립되어 있지 않다. 또한 다양한 연구에서 대부분의 운동은 통증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마디로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하면 허리통증 감소에 효과가 있다. 중요한 것은 운동의 종류가 아니라 30분 이상의 운동이라고 부를 수 있는 움직임이 통증을 줄인다는 것이다. 운동 자체가 허리의 퇴행성 변화를 호전시키지 않더라도 통증의 민감도를 줄여 통증을 줄일 수 있다.

이 교수는 "운동의 강도는 통증을 유발하지 않고 시원한 정도의 감각을 유발할 정도가 좋다."면서 "운동으로 인해 통증을 유발하게 되면 염증 반응을 증가시키고 오히려 회복을 더디게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같은 운동을 해도 규칙적으로 하는 것과 불규칙적으로 하는 것은 중추신경의 통증 조절 작용에 미치는 효과가 다르다. 주 3회 이상의 지속적인 운동이 가장 효과적이다.

한편 요통과 함께 체중 감소, 힘이 갑자기 빠지거나, 밤에 심한 통증이 동반되거나, 소변보기가 힘든 증상이 동반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밀진단을 받아야 한다. 이럴 경우 일반적인 퇴행성 변화에 의한 요통이 아닌 다른 원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도움말 이동규 영남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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