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형 악재 3개에 명운 걸린 한국당 전대

입력 2019-02-10 17:50:36 수정 2019-02-10 19:57:57

자유한국당 당권 출마를 선언한 안상수 의원(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주호영, 심재철 , 정우택 의원이 10일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긴급 회동을 한 뒤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전화 통화로 의견을 같이한다고 밝혀 공동 입장문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당권 출마를 선언한 안상수 의원(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주호영, 심재철 , 정우택 의원이 10일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긴급 회동을 한 뒤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전화 통화로 의견을 같이한다고 밝혀 공동 입장문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연합뉴스

탄핵 이후 최고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자유한국당이 2·27 전당대회를 계기로 수권 정당으로서의 재도약을 모색하고 있으나, 안팎으로 터진 대형 악재 때문에 계획대로 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대를 불과 보름 앞두고 '북미회담', '박심(朴心)', '보이콧'이라는 대형 변수를 만났기 때문이다.

우선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리는 북미정상회담은 전대 외부 요인 가운데 초대형 대형 악재로 꼽힌다.

북미회담으로 시선이 분산돼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6명의 후보가 전대 연기론을 주장한 계기가 된 소재가 바로 북미회담이기 때문이다.

한국당으로선 당장 순풍을 타던 지지율 상승세를 몰아 전대를 기점으로 컨벤션 효과를 한껏 누리려던 계획에 빨간불이 켜졌다.

당내에선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만남이 전세계에 생중계되면 한국당 당대표 선거는 국민의 주목을 받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지난해 6·13 지방선거보다 하루 앞서 열린 1차 북미정상회담에 가려 한국당이 선거전에서부터 밀렸던 '트라우마'도 이런 걱정을 부채질하고 있다.

이 때문에 황교안·김진태 후보를 제외한 주호영·홍준표·오세훈 등 6명의 당권 주자들은 전대 연기론을 들고 나왔고,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후보 등록 포기 등 전대 불참까지 시사했다.

하지만 선관위는 10일 6명 주자의 주장을 무시한 채 '전대 연기 불가' 결정을 재확인했다.

11일부터 선관위가 긴급 전체회의를 열어 재논의에 나설 가능성은 있으나 양측의 의견이 끝내 평행선을 그릴 경우 흥행 참패는 불 보듯 뻔하다.

27일 전대 강행론을 주장하는 이들은 친박 성향의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진태 의원 등 두 명밖에 없다. 끝내 이들 두 명으로 치러질 경우 기대하던 컨벤션 효과는 물론 당의 화합도 깨지게 될 공산이 크다.

그동안 '오세훈·홍준표·황교안' 등 대선주자급 '빅3'와 TK 대표주자인 주호영 의원이 당권 경쟁에 뛰어들어 전대 레이스 초기 흥행을 견인한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비대위의 '전대 일정 연기 불가' 방침에 반발한 이들이 오는 12일 후보 등록일까지 전대 불참 방침을 고수한다면 8명의 주자를 대상으로 컷오프(예비심사)와 전국 권역별 합동연설회까지 준비한 중앙당의 노력은 허사가 되고 만다.

그럼에도 당 선관위와 중앙당은 전대 일정을 변경할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선을 긋고 있어 답답한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최근 "당으로선 이 결정을 양보할 수 없다. 명확하다"며 "후보들의 편의 문제보다는 공당으로서 국민과 약속을 지키는 게 비대위의 임무이자 의무"라고 강조했다.

만약 당 지도부와 당권 주자들의 전대 룰을 둘러싼 '기 싸움'이 적정선에서 봉합되지 않으면 보이콧을 선언한 6인 중 일부는 전대 결과를 부정하면서 새 지도부의 정당성을 지속적으로 공격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옥중 박심'도 친박(친박근혜)계 표심에 균열을 일으킬지 주목된다.

박근혜 정권의 첫 법무장관, 국무총리, 대통령권한대행이라는 이력은 황 전 총리를 자연스레 친박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하지만 지난 7일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가 방송 인터뷰에서 전한 '옥중 박심' 이후 당원들의 '박근혜 표심'이 고스란히 황 전 총리로 향하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를 의식한 듯 황 전 총리는 지난 9일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을 도왔다"며 친박 구애 활동에 매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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