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산된 졸업식에 꽃값 고공행진만 이어져 오히려 손해
"졸업식 특수는 옛말이 됐습니다. 연일 꽃이 남아서 내다버리니 속이 탑니다."
끝이자 새로운 시작을 알리는 졸업식을 축하하기 위해 꽃다발을 선물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요즘은 '실속'을 챙기는 이들이 늘면서 꽃 상인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설 연휴를 전후해 졸업식이 분산된 탓에 꽃 상인들의 매출은 더 줄어들고 있다.
대구시 다수 학교의 졸업식을 하루 앞둔 7일 오후 1시쯤 북구의 한 꽃 매장. 들어서자마자 진한 꽃향기와 형형색색의 꽃들이 눈을 사로잡았지만 매장을 찾는 손님은 거의 없었다. 끝 모를 경기침체와 꽃값 고공행진으로 일반 꽃 소비자가 크게 줄어든데다, 올해는 각급 학교 졸업식이 1월부터 2월까지 길게 분산돼 치러지면서 졸업식 꽃다발을 찾는 이들까지 덩달아 감소한 탓이다.
연신 분무기를 뿜어대던 상인 김복자(59) 씨는 "오전 내내 꽃다발 하나밖에 팔지 못했다. 매출이 지난해 40%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울상을 지었다. 다른 상인 최갑상(61) 씨는 "졸업식이 몰린 2월이면 줄을 서서 꽃을 팔정도로 인산인해를 이뤘는데, 올해 같은 불경기는 난생 처음"이라고 하소연했다.
소매업체에 꽃을 납품하는 도매시장 상인들에게도 졸업식 특수는 옛말이 됐다. 상인들은 같은 값이면 실용성을 따지는 세태 변화에다, 졸업식 특수가 분산됐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순조 동인꽃시장 상인회장은 "설 연휴에 장사를 못한 데다 졸업식까지 장기간 나눠서 치러지다 보니 특수에 대비한 꽃값 고공행진만 계속되고 있다"며 "높은 가격 탓에 평소 고정 꽃 소비마저 줄면서 매출이 반토막 났다. 꽃 상태 유지를 위한 보일러 가동 비용, 팔리지 못한 꽃의 폐기처분 비용 등은 눈덩이처럼 늘고 있다"며 한숨지었다.
일부 상인들은 비누꽃을 판매하는 등 고급화 전략을 내세우지만 이 역시 매출 상승으로 연결하기가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상인 오은환(57) 씨는 "비누꽃은 시들지 않는 데다 입욕제로도 사용 가능해 매장에서 팔기 시작했는데, 매출 부진은 여전하다. 고급꽃을 들여놔도 비싼 가격에 쳐다보기만할 뿐 정작 사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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