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보다 치매에 취약한 이유 밝혀졌다

입력 2019-02-07 10:28:26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치매 안심센터를 방문해 지역주민과 치매 파트너 교육을 받고 있다. 치매 파트너는 일정 교육을 받은 뒤 치매 환자와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게 된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가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치매 안심센터를 방문해 지역주민과 치매 파트너 교육을 받고 있다. 치매 파트너는 일정 교육을 받은 뒤 치매 환자와 가족들에게 도움을 주게 된다. 연합뉴스

여성이 남성보다 알츠하이머(노인성) 치매에 취약한 이유가 밝혀졌다.

미국 하버드 대학 브리검 여성병원(Brigham and Women's Hospital) 신경과 전문의 레이사 스펄링 교수 연구팀은 여성의 치매 발생률이 남성보다 높은 것은 치매와 관련된 뇌 신경세포의 두 핵심 단백질 병변이 남성보다 심하게 나타나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UPI 통신이 5일 보도했다.

여성은 치매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뇌 신경세포의 표면 단백질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plaque)만이 아니라 신경세포 내부 단백질인 타우 엉킴(tangle)이 남성보다 심하게 나타난다고 스펄링 교수는 밝혔다.

사람이면 누구나 신경세포에 이 두 가지 단백질이 있다. 그러나 두 단백질이 늘어나면서 서로 뭉치거나 엉키면 독성을 띠면서 신경세포가 죽고 치매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의 경우,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전 단계에서는 남성과 여성이 그 정도가 비슷하지만 베타 아밀로이드 병변의 수치가 같더라도 인지기능 저하 속도는 여성이 더 빠르다고 스펄링 교수는 설명했다.

베타 아밀로이드 응집과 함께 타우 단백질 엉킴도 여성이 남성보다 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하버드 뇌 노화 연구'(Harvard Aging Brain Study) 참가 남녀 193명(55~92세)과 '알츠하이머병 신경영상 연구'(Alzheimer's Disease Neuroimaging Initiative) 참가 남녀 103명(63~94세)의 뇌 양전자 방출 단층촬영(PET)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밝혀졌다.

이는 치매와 관련된 뇌 신경세포의 변화가 남녀 간 생물학적 차이가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스펄링 교수는 해석했다.

이는 남성보다 여성에게 치매가 잘 나타나고 진행도 빠른 이유를 설명하는 것일 수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미국 알츠하이머병 학회에 따르면 치매 환자의 3분의 2가 여성이다.

남녀 간 두 단백질 병변의 차이는 특히 뇌의 내후각 피질(entorhinal cortex)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내측두엽(medial temporal lobe)에 위치하고 있는 내후각 피질은 뇌의 다른 영역을 뇌의 기억 중추인 해마(hippocampus)와 연결시키고 있다.

내후각 피질은 노화와 함께 나타나는 타우 단백질의 증가가 다른 뇌 부위보다 일찍 시작된다고 한다. 해마는 베타 아밀로이드가 다른 부위보다 빨리 증가하는 곳이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의사협회(AMA) 학술지 '신경학'(Neurology) 최신호(2월 4일 자)에 발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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