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권 두고 '미국 vs 러시아 대리전' 일파만파

입력 2019-01-25 16:41:24 수정 2019-01-25 16:41:27

트럼프는 과이도에게, 푸틴은 마두로에게 전화…中 등 각국 가세
美 외교관 철수·안보리 소집…러 외무 "불에 기름 붓기"

베네수엘라 정권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를 중심으로 세계 각국이 편을 가르는 '대리전'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다. 25일 AFP통신과 CNN, 더 타임스 등 외신은 두 번째 임기를 시작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거취를 둘러싼 국제사회의 '좌우 대립구도' 확산 양상을 잇달아 보도했다.

23일 열린 대규모 반정부 시위로 촉발된 베네수엘라 정국 대혼돈 사태가 국제사회의 대리전으로 번진 계기는 미 정부가 이날 시위를 이끈 35세의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을 임시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공식 발표하면서다. 마두로 대통령이 이에 반발해 미국과 외교단절을 선언하자 미 국무부는 베네수엘라 주재 자국 외교관들에게 철수 명령을 내리는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집을 요구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 캐나다, 칠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과테말라, 온두라스, 파나마, 파라과이, 페루 등 미대륙의 우파 정부들이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는 공동 성명을 내고 '반 마두로 전선'에 동참했다. 유럽연합(EU)도 과이도 의장을 지지했고, 영국, 프랑스, 스페인, 독일 등도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유럽은 마두로 대통령의 불법선거 이후 민주주의 회복을 원한다"고 말했다.

반면, 러시아를 중심으로 쿠바, 볼리비아에 이어 중국, 터키, 시리아도 '미국의 내정간섭'에 각을 세우며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고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마두로 대통령에게 전화해 "파괴적인 외국의 간섭은 국제법의 기본을 짓밟는 것"이라며 지지를 표명했다.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도 "베네수엘라의 신용을 떨어트리고 불안정하게 만드는 제국주의를 비판한다"고 밝혔고,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역시 마두로 대통령에게 연대를 표했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500억 달러 규모의 막대한 투자를 한 것이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한 배경으로 알려져 있다.

우루과이와 멕시코 정부는 베네수엘라의 유혈사태 확산을 피하기 위한 조치를 촉구하는 한편 인권과 법에 따른 새로운 협상 절차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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