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창(醫窓) 2018년 끝자락에서

입력 2018-12-25 10:26:36

고석봉 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고석봉 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고석봉 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2018년 다사다난했던 무술년 '황금 개띠 해'가 서서히 저물어가고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연말이 되면 한 해를 되돌아보며 크고 작은 일들로 힘들고 무겁던 마음을 내려놓고 또다시 희망찬 새해를 기원한다.

언론매체들도 한 해의 주요 사건을 모아 '올해의 10대 뉴스'를 선정한다. 모 의료전문 신문에서 선정한 '올해의 10대 뉴스'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국민 의료비 부담을 줄이겠다는 '문재인 케어' 논란이다. 발표된 후 1년이 경과한 지금, 대한민국 의료계는 혼돈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재인 케어를 반대하는 의사들과 강행하려는 정부, 찬반양론으로 갈린 시민 사회의 여론이 뒤섞여 혼란이 가중된 한 해이다.

구체적으로 올해 10월부터 고가검사장비인 뇌·뇌혈관 자기공명영상장치(MRI)가 급여화 된 후 최근에는 하복부 초음파에 대한 급여화 논의가 본격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정부는 뇌·뇌혈관을 시작으로 복부와 흉부, 두경부 MRI 검사까지 보험을 순차적으로 적용해 2021년까지 모든 MRI 검사를 급여권으로 포함시킨다는 계획이다. 논쟁의 핵심은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을 의료보험료 인상없이 어떻게 해결하느냐 이다.

둘째는 고령사회 대비책으로 정부가 복지와 보건의료를 접목한 '커뮤니티 케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11월 행안부, 국토부 등과 공동으로 커뮤니티 케어(지역사회 통합 돌봄) 기본 계획을 발표했다. 커뮤니티 케어 핵심 목표는 노인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주거와 의료, 요양, 돌봄 서비스 통합 구현이다.

일본과 영국, 덴마크 등 해외 선진사례를 벤치마킹한 이번 사업은 노인 공공임대주택과 노인 영구임대주택을 비롯해 방문건강과 방문의료, 장기요양, 식사배달 재가서비스 등 노인의료의 대변화를 예고했다.

의료계는 종합병원과 요양병원 등을 연계한 지역연계실(사회복지팀) 설치와 퇴원환자 지역복귀 서비스 등을 위한 적정수가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복지부는 2025년까지 커뮤니티 케어 제공기반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노인인구 1천만명 시대를 맞아 막대한 예산과 사업별 역할에 따른 보건의료 직종별 갈등이 예상돼 2019년도 새로운 화두로 급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 외 국민들의 큰 관심을 가진 의료 관련 사건들은 '국내 1호 영리병원' 탄생, 발사르탄 성분 고혈압약에서 발암 가능 물질 검출, 잇달아 터진 응급실 의사 폭행, 의사 3인 구속 사태 의료계 분노, 전공의 수련 환경 대변화 등이다. 그러고 보면 올 한해도 밝은 웃음보다는 우울한 뉴스가 더 많았던 것 같다.

31일 자정을 기해 '제야(除夜)의 종'은 어김없이 서른세 번을 칠 것이다. 제야는 '섣달 그믐날 밤' 어둠을 걷어내는 것, 즉 묵은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것을 의미한다.

최근 대한민국 경제 추락, 청년실업, 사회갈등 심화 등, 올 한 해도 국민 모두 힘든 시기지만, 얼마 남지 않은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2019년 기해년 '황금 돼지'의 해 모든 국민이 좀 더 행복한 삶을 누리기를 기원한다.

고석봉 대구가톨릭대병원 산부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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