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호성 전 대구미래대학 교수
사람들은 모두 가치 기준이 다르다. 보수는 보수의 가치가 있고 진보는 진보의 가치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보의 가치 기준으로 다른 모든 것을 정의하고 재단한다면 그건 이미 정의가 아니고 횡포로 변질하는 것이다.
예를 하나 들어보자. 최저임금 인상, 도대체 누구를 위한 최저임금인가. 까놓고 이야기하면 귀족 노조원들은 이미 최저임금과는 상관없이 모두 고임금을 받고 있다.
문제는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자영업자들, 그들의 목줄만 조였을 뿐, 다른 어떤 사회적 방향과 시선은 끌지 못했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자영업자들은 그러한 환경 아래서 기존의 알바생 등을 감원할 수밖에 없었고, 이에 최저임금을 받는 저소득층들은 그들의 일자리만 잃어버린 악순환의 경제구조만 노출시켜 버렸다는 것이다.
결국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더 벌어지고 기업들은 이런 모순을 피하려고 국내보다 국외로 투자하거나 아예 해외로 옮겨가고 있는 실정이다. 한마디로 아마추어적 좌파 경제정책이 국가 전체 경제를 뒤죽박죽 엉망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아가 문재인 정권은 초기부터 '적폐 청산'이라 했다. 그러나 우린 적폐의 기준이 무엇인지 모른다. 그저 그들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은 것은 모두 적폐가 되는 것쯤으로 알고 있다.
다시 말해 명확하게 정의되지 않는 그들만의 기준으로 온 나라를 들쑤셔 놓은 정권, 결론은 그들의 임기 말쯤, 경멸과 저주의 대상이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해서 얼마 전,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고의로 분식회계를 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는 2015년 삼성바이오가 주식시장에 상장되면서 금감원, 금융위, 거래소 등으로부터 모두 '문제없다'는 회신을 받았고, 2016년도에도 참여연대의 질의에 대해서 '혐의 없음'이란 내용으로 회신한 바 있다.
즉 삼성바이오는 과거 대형 분식회계 부정처럼 몰래 저지른 행위가 아니다. 회계 기준을 바꾼 것은 증권가 및 금융 관계자들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렸다는 논리는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권력의 힘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즉 '적폐 청산'이라고 하는 그들의 입맛에 맞는 결론 말이다.
이에 어느 도지사가 말했다. "경찰은 진실보다 권력(힘)을 선택했다"고.
그렇다. 알고 보니 적폐의 기준은 권력의 힘이었다. 그러나 만약, 만약에 말이다. 다음엔 새로운 보수 정권이 나타나 지금의 권력자들을 모두 적폐 청산이란 이름으로 처단해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
바로 증오의 권력, 그것은 상상만 해도 두렵다. 지금의 권력이 다음의 권력에 의해 또다시 처단당하는 악순환, 그건 정말 저주스러운 것이다. 이에 세월 깊어가는 가을밤, 김성한의 단편소설 '바비도'의 한 대목이 떠오르는 이유다.
'힘이다! 너희들이 가진 것도 힘이요, 내게 없는 것도 힘이다. 옳고 그른 것이 문제가 아니라 세고 약한 것이 문제다. 힘은 진리를 창조하고 변경하고 이것을 자기 집 문지기 개로 이용한다. 힘이여, 저주를 받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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