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올림 "삼성전자 외 다른 전자계열사 직업병도 보상해야"

입력 2018-11-23 11:10:26

노조 탄압 사과·노조활동 권리 보장 약속 등도 촉구

황상기 반올림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상기 반올림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삼성전자-반올림 중재판정 이행합의 협약식에서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들을 대변하는 시민단체인 '반올림'은 23일 삼성에 대해 삼성전자 외 다른 전자계열사들에서 발생한 직업병에 대해서도 보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상기 반올림 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중재 판정 이행 합의 협약식'에서 "직업병 피해는 삼성전자 반도체·LCD 부문에서만 있는 게 아니다"며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SDI 등 다른 계열사에서도 유해 물질을 사용하다가 병든 노동자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내뿐 아니라 해외 사업장에서도 비슷한 피해자들이 있다"면서 "삼성은 이 모든 직업병 노동자들을 위한 폭넓은 보상을 마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반도체 사업장에서의 백혈병 등 질환 발병과 관련한 문제 해결을 위한 조정위원회'(위원장 김지형 전 대법관)가 내놓은 중재인에 대해서도 "사외협력업체 소속이라서 혹은 보상 대상 질환이 아니라서 보상에 포함되지 못하는 분들이 계시다는 점이 안타깝다"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정부와 근로복지공단에 대해서도 산재 노동자 권리를 보호하는 역할이 부족했다고 지적하면서 산재보험제도 개혁, 직업병 예방을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강화 등을 건의했다.

황 대표는 삼성전자의 이날 공식 사과에 대해 "지난 11년간 수없이 속고 모욕당했던 일이나 직업병의 고통,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아픔을 생각하면 그 어떤 사과도 충분할 순 없다"면서 "제 딸 유미에게 했던 약속을 지키게 돼 기쁘지만 유미와 제 가족이 겪었던 아픔은 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황 대표는 지난 2007년 삼성전자 기흥공장에서 근무하던 중 급성 백혈병으로 숨져 '반도체 백혈병' 분쟁의 계기를 제공했던 근로자 황유미 씨의 부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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