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중간선거 주지사도 공화·민주 '박빙 승부'…정치지형 변수

입력 2018-11-07 21:32:11

2020년 인구 센서스 때 선거구 획정 영향력…주지사에 거부권
'한국 사위' 호건 메일랜드 주지사는 재선 성공

11·6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민주 양당의 차기 대권주자들로 꼽히는 거물 정치인들이 모두 무사 생환하면서 2020년 대선레이스가 조기 점화될 조짐이다.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명승부를 펼쳤던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개표가 98% 완료된 가운데 67.1%의 득표율로 부동산 중개업자 출신인 로런스 주펀 공화당 후보에 압승을 거뒀다. 사진은 샌더스 의원이 이날 버몬트주 세인트 앨번스의 시청 밖에서 민주당 주지사 후보 크리스틴 홀키스트와 함께 포즈를 취하는 모습. 그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자신의 재선에 집중하기보다는 미 전역을 돌아다니며 다른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하고 진보적인 정책 이슈 띄우기에 주력했다. 연합뉴스
11·6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민주 양당의 차기 대권주자들로 꼽히는 거물 정치인들이 모두 무사 생환하면서 2020년 대선레이스가 조기 점화될 조짐이다. 2016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명승부를 펼쳤던 무소속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은 개표가 98% 완료된 가운데 67.1%의 득표율로 부동산 중개업자 출신인 로런스 주펀 공화당 후보에 압승을 거뒀다. 사진은 샌더스 의원이 이날 버몬트주 세인트 앨번스의 시청 밖에서 민주당 주지사 후보 크리스틴 홀키스트와 함께 포즈를 취하는 모습. 그는 이번 중간선거에서 자신의 재선에 집중하기보다는 미 전역을 돌아다니며 다른 민주당 후보들을 지원하고 진보적인 정책 이슈 띄우기에 주력했다. 연합뉴스

6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는 지방 정부의 행정을 관장하는 주지사 자리를 놓고도 상·하원 의원 못지않게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이번 선거에서는 주지사 50자리 중 36자리가 새로 선출된다. 기존 분포는 공화당 26명, 민주당 9명, 무소속 1명 구도다. ABC뉴스에 따르면 선거 결과 민주당은 4자리를 더 얻고, 공화당은 4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됐다.

7일 오전 미 언론에 따르면 조지아주에서는 민주당의 스테이시 에이브럼스 후보가 흑인 여성 최초의 주지사에 도전했지만, 공화당의 브라이언 켐프 후보에게 뒤질 것으로 전망됐다.

ABC방송은 개표율 99%를 기준으로 켐프 후보가 51%의 득표율로 48%를 기록한 에이브럼스 후보를 앞선다고 전했다.

에이브럼스는 과거 인종 차별이 심했던 남부 조지아에서 미 역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주지사가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았지만 이번 도전은 석패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미 언론은 관측했다.

이번 선거에서 또 다른 대표적 격전지였던 플로리다주에서도 '친(親) 트럼프' 성향인 공화당의 론 드샌티스 후보가 흑인 최초의 플로리다 주지사를 노렸던 앤드루 길럼 탤러해시 시장을 격전 끝에 누를 것으로 예상됐다.

두 후보는 개표 내내 엎치락 뒤치락하면서 접전을 벌였다. CNN과 폭스뉴스는 개표 99% 상황을 기준으로 드샌티스 후보가 49.9%의 득표율로 길럼 후보(48.9%)에게 1%포인트 차의 진땀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사위'로 유명한 래리 호건 메릴랜드주 주지사는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메릴랜드에서 연임에 성공했다. CNN은 개표율 99%를 기준으로 호건 주지사가 56.3%의 득표를 기록해 42.7%에 그친 민주당 벤 젤러스 후보를 꺾고 재선에 성공했다.

재미교포인 유미 호건 여사를 부인으로 둔 호건 주지사는 2015년 1월 취임한 이후 미주 한인의 날, 태권도의 날을 지정하는 등 한국에 대한 남다른 관심과 사랑을 보여왔다. 그는 공화당 소속이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각을 세워왔으며 폭넓은 정책 스펙트럼으로 고른 지지를 받아와 '포스트 트럼프' 시대에 도전할 대권 '잠룡' 후보군으로 위상이 높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밖에 오하이오주에서는 주 검찰총장인 공화당의 마이크 드와인 후보가 오바마 행정부 시절 금융소비자보호국(CFPB) 국장을 지낸 민주당 후보 리처드 코드레이와 맞붙어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측됐다. 개표율 98% 현재 드와인(50.9%)이 코드레이(46.2%) 후보를 약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주지사 선거는 단순히 지방행정의 주인을 뽑는 점을 넘어 미 국내 정치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주지사는 새로운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 획정에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주지사에게 선거구 획정 거부권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10년 주기로 인구조사를 한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연방 하원의원 수와 하원 선거구를 조정한다. 하원 선거구 획정 결과에 따라 선거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다음 인구조사는 2020년에 이뤄진다. 따라서 이번에 선출된 주지사들이 어떤 식으로 선거구를 획정하는지가 선거 판세를 좌우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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